마음의 양식/오늘의 설교

주께서 말라위를 이처럼 사랑하사(요한복음 3장 16절)

구원의 계획 2017. 12. 19. 01:04

주께서 말라위를 이처럼 사랑하사(요한복음 316) 2017.12.19

 

지난해 5월 아프리카 모잠비크를 다녀온 뒤 어인 은혜인지 올해 10월 아프리카 말라위를 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평생 한 번 가기도 쉽지 않은 아프리카를 두 번씩 갈 기회를 하나님이 허락하신 것입니다. 비행기를 세 번이나 갈아타고 말라위에 도착해 사업장까지 다시 차량으로 7시간이나 이동하는 먼 거리였지만 우리 일행은 기도하는 마음으로 아이를 만나러 달려갔습니다.

 

주님, 사람의 눈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예비해 놓으신 아동을 찾는 손길을 인도하시옵소서.’ 하나님께서는 12살 소녀 루시를 예비해 놓으셨습니다. 아버지는 집을 나간 지 오래고, 지난 7월 엄마를 잃고 눈이 보이지 않는 할머니와 9살 사촌 두 명과 함께 힘겹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루시가 조금씩 마음을 여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내가 16살 중학교 3학년 때 아버지께서 쓰러지면서 소년가장으로 살았던 이야기를 들려주고, 함께 물을 길어오고, 같이 수영도 하는 사이에 루시의 마음은 환하게 열렸습니다.

 

이렇게 해맑고 예쁜 아이들이지만 그들이 사는 환경은 정말로 척박합니다. 34평 남짓 되는 움막 같은 곳에서 이불도 깔지 않고 잠을 자고, 부엌 살림살이라야 찌그러진 양재기 몇 개가 전부입니다. 또 먹는 것도 변변치 못해 하루 한 번 옥수수죽이나 감자가루로 끓인 죽이 다입니다. 무엇을 먹고 싶으냐고 물어도 답을 안 합니다. 먹어본 것이 없으니 무엇을 먹고 싶은지 모르는 것입니다. 루시의 손을 잡고 학교에 가보고 근처 동네도 가보는 동안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이튿날 우리는 루시의 집을 찾아 한국에서 갖고 간 선물을 풀어 놓았습니다. 공책, 연필, 지우개, 약간의 장난감 등 한국 아이들에겐 대수롭지 않을 선물이겠지만 이곳 아이들에게는 너무나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그날 루시의 집에서 드린 예배는 그곳에 있던 모든 사람의 마음을 울렸으며 지금까지도 감동이 됩니다. 예배드리기 전에 경건한 마음으로 기도했습니다. ‘주님, 예배의 자리에 성령께서 임재하시어 저를 통해 전하시는 말씀이 충분히 전달되며 성령님께서 역사하시는 자리가 되게 하시옵소서.’

 

전깃불도 없이 모두가 둘러앉아 어두컴컴한 방 안에서 촛불 하나만을 켜놓고 예배드렸습니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시어 독생자를 우리에게 주심과 같이 하나님께서 말라위를 이처럼 사랑하시어 루시에게 예수님을 보내셨고 지금 우리를 만나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어두운 방 안이 촛불 하나로 환해진 것 같이 루시가 어두운 말라위 땅에 빛과 소금이 되어 하나님의 자녀로 귀하게 쓰임 받도록 축복해주었습니다. 월드비전을 통해 하나님께서 이런 만남을 허락하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요한복음 316절을 찬양으로 잔잔히 부르면서 예배를 마치는데 어느새 눈물이 앞을 가렸습니다. 저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같이 눈물을 흘리며 예배를 마쳤습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하근수 목사(동탄시온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