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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일적 주일개념 또다른 우상될 수 있어

구원의 계획 2011. 10. 23. 23:33

"안식일적 주일개념 또다른 우상될 수 있어"

주일개념 정의로 제명위기 처한 박길현 목사

 

 40여년 전 경상남도 밀양시 산내면에 한 소년이 살았다. 그는 불신가정에 태어나 신앙을 가지게 됐고, 전통적인 보수교단인 예장고신 교단의 교회에 출석해 엄격한 생활신앙 교육을 받으며 자랐다. 주일날 교회에 출석하기 위해서는 50리 길을 가야 했다. 온전한 주일성수를 위해 길거리에서 잠을 자며 걸어야 했고, 지나가는 버스가 일으킨 뽀얀 먼지에 땀과 먼지 범벅이 되어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어가며 교회생활을 했었다. 그러던 그는 신학대학 진학을 위해 부산으로 나왔을 때 엄청난 혼란에 휩싸였다.

 

 주일성수를 위해 50리 길을 도보로 걸을지언정 주일날 돈을 쓸 수 없다고 배웠던 그에게 있어서 도시의 교회들은 달랐다. 당연하게 주일날 버스를 타고 교회출석을 했고, 가끔씩 주일날에 밥을 사먹기도 했다. 하지만 그에게 그토록 엄격한 신앙생활을 강요했던 교회는 이 문제에 대해 명확하게 옳고 그름을 신학적 성경적으로 설명해 주지 않았고, 그는 이 같은 변화를 성경적으로 풀어내지 못한다면 이러한 변화야말로 ‘세상과의 타협’으로 느꼈다.

 

‘성경대로 설교하고 성경대로 목회하는 것’이 당시의 꿈이었던 그에게 이 문제는 심각한 도전이었다. 그후 신학대학원을 나와 오랫동안 웨스터민스트 신앙고백서와 바울서신들을 읽고 설교하면서 마침내 그는 주일이 구약시대의 안식일과 완전히 다른 개념임을 확신하게 됐다. 지금도 가끔 분별없는 목사님들이 주일인지 안식인지를 구분 못하지만 ....


예장고신 동대구 노회 언약교회 박길현 목사.

그는 자신이야말로 이른바 전통적인 고신교단에서 성장해 신학을 공부한 골수 고신인이라고 확언한다. 하지만 그는 주일성수 문제와 십일조 문제, 교단의 헌법준수 등의 문제로 교단, 아니 정확하게 말해 동대구노회와 심한 갈등을 빚었고, 급기야 제명을 위한 마지막 단계를 밟고 있다.

 

그는 구약의 안식일을 주일로 요일만 바꾸어 지키고 있는 현재의 대다수 장로교의 주일개념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오히려 현재의 주일개념은 한 날을 거룩하게 만들어 날 자체를 거룩시하는 우상화에 빠질 수 있음을 경고한다. 또 성경의 사상과 동떨어진 현재의 안식일적 주일개념은 많은 교인들로 하여금 죄의식에 빠져들게 하고 있음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대목에서 박 목사는

“성경적인 관점에서 주일은 하늘의 시간, 즉 영원을 상징한다. 이 땅의 한 날의 거룩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율법의 완성인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의 모든 날이 거룩한 날이요 중요한 날인 것이다. 따라서 주일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박 목사는 “주일은 자신이나 가족, 믿음의 권속들과 세상에서 부름받은 하나님의 모든 백성들의 영적인 생명을 생각하면서 사는 날”이라고 정의하고 “모든 날이 주의 날이요 모든 것이 주의 것이므로 성도는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라는 대전제 속에서 감사와 감격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박 목사는 “이러한 개념을 정리해 놓은 교단헌법도 말씀의 정신에 합치되지 않으면 연구, 개선해야 하며, 아직 개선되지 않았지만 문제가 있다고 보여지는 교회법은 개교회에 강요해서는 안된다. 만약 교회헌법이 논의나 연구대상이 되지 못한다면 헌법자체도 우상시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성경적 재해석은 이 문제를 포함한 몇몇 문제와 더불어 그를 제명 직전의 단계로까지 몰아갔다. 지난 6월 동대구노회는 소속노회의 박상현 목사를 제명하고, 박길현 목사에게 그가 주장하고 가르쳐온 주일개념, 십일조 문제, 교회헌법 등의 문제에 대해 잘못을 시인하고 자성하지 않으면 그도 같은 법적 절차를 밟을 수 밖에 없다고 통보해 왔다.

몇차례의 시찰회 소환과정을 되풀이하면서도 그는 “성경적인 진리를 굽힐 수 없다. 칼빈주의가 칼빈의 주장을 따르지 않아서야 말이 되는가”고 항변하여 지난 12월 27일 임시노회에서 그의 제명을 위한 전권위원회가 구성됐고, 오는 1월 19일 전권위원들과의 최종 면담 일정을 남겨두고 있다.

 

그동안 그는 교단신문인 기독교보 게시판에 수차례 글을 올려 자신의 문제를 교단관계자들에게 제기해 적지않은 이들로부터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박 목사는 자신의 이러한 행동의 이유를“고신교단에 남고 안남고 보다는 성경의 바른 뜻을 드러내고 한사람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성경적 근거가 없는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고 검토해보는 기회가 되도록 하고자 한다”고 말하고 “나의 이러한 행동들이 더욱 교권을 쥔 측을 자극해 제명조치가 내려지게 된다면 총회에 상소해서라도 이 문제를 정당하게 심판받고자 한다”고 굳은 각오를 피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그의 행동을 곱지않은 시각으로 보는 이들도 적지않고 특히 전권위원들 대부분이 그에 대해 지극히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권위원인 ㅂ교회 문 아무개 목사는

“그가 수차례 시찰회를 통해 밝힌 신학사상들과 그간 교단에 제기한 문제점들, 특히 교단지 게시판에 올린 글들을 보면 잘못된 사상을 가진 자로 도저히 우리교단의 정통 신학과는 맞지 않는 사람임을 알 수 있다. 한 예로 그의 주장대로 모든 것이 주의 것이요 주의 날이라고 한다면, 모든 것이 그렇지 않다는 말도 된다. 따라서 그가 올린 글들은 지극히 위험한 사상이며 조만간 기독교보측에 정식으로 항의해 정식으로 삭제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박 목사에 대해 적대적인 입장을 감추지 않았다.

 

흥미로운 것은 교단목사로서 제명이라는 치명적인 조치를 당하게 될 박길현 목사가 목회하는 언약교회도 주일예배를 드린다. 일반교회와 꼭 같은 예배이며 꼭 같이 예배참여를 강조한다. 이 같은 형편을 아는 이들은 개념정의야 이론적이고 심정적인 부분인데 굳이 노회에 맞서야 할 이유가 있느냐고 반문하는 이들도 있다. 남들처럼 표면적으로 통상적인 교회법과 관례를 따르면 되지 않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박 목사가 성경적 개념정의에 집착하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주일날 각종 국가고시가 시행되고 있고 주일날 근무하는 직종과 직장들이 증가하는 현 시점에 주일에 대한 명백한 성경적 개념정리가 없이 이를 묵인하는 현대 교회들은 교인들을 죄책감과 신앙양심 불량자로 만들고 있다. 또 주일날 예배(소위 대예배)만 참석하고 주일성수 했다는 면죄부를 받고, 다른 날의 삶은 이중적인 삶을 살아가는 현대의 교인들에게 일주일 모두가 진정한 주의 날이라는 성경적 개념을 가르쳐야 한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박길현 목사. 그는 그의 말대로 어쩌면 40여 년간 정들었던 고신교단을 떠나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 그에게 왠지모를 아픔을 느끼며 교단안에 남아 교단안에 성경적인 또 건전한 토론의 장을 열어가라고 권하는 기자의 말에 웃으며 던진 그의 말은 의미심장했다.

 

“이번 논쟁의 핵심은 진리자체에 있습니다. 단순한 주일개념에 대한 문제이기 보다는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의 공로에 대한 문제로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성경의 정신을 살릴 것인지, 전통을 다를 것인지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문제입니다. 저는 저의 처리문제가 행정절차나 진행상황들이 공개적으로 이루어지길 소망합니다.

 

일부 교권을 쥐고 있는 목사, 장로들만이 아닌 일반 평신도들도 생각해보고 나름대로의 판단을 가져야 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제가 인터넷을 통해 저의 문제를 공개하는 것도 그 같은 이유에서 입니다. 만약 이를 비공개적, 폐쇄적인 방법으로 처리된다면 이는 명백한 ‘우민화 정책’이며 도덕적 감시기능을 제거해 교권의 좋지않은 면이 심화될 수 있게 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