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사와 오벧에돔(역대상 13장 9∼14절) 2017.8.24
똑같은 것을 갖고도 유용하게 사용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잘못 사용해 실패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권력과 물질이 대표적입니다. 믿음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을 위해 복 되게 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잘못된 믿음으로 죽음에 이르는 사람도 있습니다.
다윗이 나라의 안정을 이루고 가장 먼저 한 일은 법궤를 운반하는 일이었습니다. 법궤는 70년 전 엘리 제사장 때 블레셋과의 전쟁 중 빼앗겼다가 우여곡절 끝에 기럇여아림 아비나답의 집에 모셔져 있었습니다(삼상 7:2). 이를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것이었습니다. 이 계획이 성공하면 다윗의 나라와 예루살렘은 ‘하나님이 다윗과 함께 계시다’는 사실을 온 천하에 인정받게 되는 아주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다윗은 이 역사(役事)를 위해 3만명을 동원했습니다. 그러나 법궤를 옮기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재앙을 만납니다. 법궤를 실은 수레의 소들이 갑자기 기돈의 타작마당에 이르자 날뛰기 시작했고, 호송 책임자인 웃사가 떨어지려는 법궤를 붙들었다가 즉사한 것입니다.
이 일로 인해 두려움에 사로잡힌 다윗은 법궤 옮기는 일을 중단합니다. 그리고 법궤를 오벧에돔 집에 옮겨 두는데, 그 3개월 동안 오벧에돔의 집이 큰 복을 받게 됩니다. 웃사와 오벧에돔. 한 사람은 법궤 때문에 죽임을 당하고, 다른 한 사람은 법궤로 인해 복을 받습니다.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요.
하나님의 궤는 수레에 실어서는 안 됩니다. 반드시 레위 지파가 채를 고리에 꿰어 어깨에 메고 운반하도록 법제화되어 있었습니다(민 4:15). 레위인인 웃사는 이 법을 잘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화를 면치 못한 건 법궤를 소홀히 여겼기 때문입니다. 그는 20여년 전부터 법궤를 자신의 집에 두고 살았던 사람입니다(삼하 6:3). 오랜 세월 동안 법궤를 지키면서 경외심이 약해졌을 것입니다.
우리도 신앙생활을 하면서 처음 예수님 믿었을 때보다 경외심이 식을 때가 있습니다. 웃사가 떨어지는 법궤를 붙잡은 것은 하나님을 위한다는 동기였을지라도 하나님 말씀을 거역한 죄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웃사가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하나님의 일을 수행하는 이들이 목적과 의도가 선하다고 해서 불법적인 방법이 모두 용인되는 것이 아님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반면 오벧에돔이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요. 영적 시각이 열린 자, 하나님의 영광을 인생의 목표로 삼는 자는 언제나 하나님의 복을 누린다는 걸 깨우쳐줍니다.
법궤로 인해 사람이 죽은 마당에 누가 선뜻 법궤를 가져오려고 하겠습니까. 그런데도 오벧에돔이 기쁨으로 법궤를 맞이한 것은 그의 영적 시각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기쁨의 헌신, 자발적인 헌신은 영적 시각이 열린 사람만이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오벧에돔은 다윗 왕이 3개월 후 자신의 집에서 예루살렘으로 법궤를 운반해갈 때 함께 고향 땅을 떠나 예루살렘으로 이사를 했습니다(대상 26:5∼8). 그의 삶의 목표가 하나님이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자신을 비춰봅시다. 나는 웃사인가, 오벧에돔인가. 오벧에돔 같은 믿음의 길을 따릅시다. 하나님을 내 삶의 중심에 두고 기쁨과 감사로 십자가를 붙드는 삶을 삽시다.
김도현 세종 양지사랑의 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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