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용어 바로 알기] 예배 위한 ‘사회자’는 ‘예배 인도자’로
초대 교회에서는 성례전 자체가 예배였고 의식의 전부였다. 중세에 이르러 예배 의식과 예식은 여러 형태의 미사와 예식으로 확대됐다. 모든 예배의 중심은 성찬이었고, 말씀보다는 성찬이 더 중요한 위치에 놓였다. 종교개혁을 거치면서 종교개혁자들에 의해 점차 설교를 중심으로 하는 예배로 변하기 시작했다.
교회의 예배는 많은 사람들의 섬김을 통해 드려진다. 주일 예배는 보통 사회자, 대표 기도자, 설교자, 찬양대, 헌금위원 등의 섬김으로 진행된다. 교회에서 예배를 인도하는 사람을 흔히 ‘사회자(司會者)’라고 부른다. 여기서 ‘사회(司會)’는 회의나 행사를 진행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 당연히 사회자라는 말도 어떤 이벤트나 의식을 이끌어가는 사람이란 의미다. 교회에는 예배 외에 많은 예식과 행사가 있다. 어린이날 행사나 부활절 성탄절 추수감사절을 기념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있다. 임직식도 있고 결혼식과 같은 중요한 의식이 있다. 이런 교회의 행사와 순서가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당연히 사회자가 필요하다.
예배를 인도하는 사람을 사회자라고 부른다면, 예배의 의미는 약화된다. 모든 교회는 예배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으며 예배의 거룩성과 중요성을 강조한다. 예배 인도자를 사회자로 부르면 예배를 일반 회의나 행사 정도로 취급하는 결과를 안게 된다.
예배의 순서를 진행하는 사람은 사회자보다 ‘인도자’ 혹은 ‘예배 인도자’로 부르는 게 바람직하다. 예배를 은혜롭게 이끌어가는 인도자의 역할은 회의를 주관하는 의미가 강한 사회자와는 구별된다. ‘인도(引導)’의 사전적 의미는 ‘알려주며 이끄는 일’이다. 예배를 인도하는 사람은 교회에 처음 나온 이들과 아직 예배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자연스레 예배에 녹아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해야 한다. 예배의 모든 순서를 거룩하고 은혜롭게 이끄는 인도자가 없다면 새신자들은 예배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예배는 기존의 성도들을 위한 자리일 수밖에 없다.
이상윤 목사(한세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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