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커질까 겁나 ‘쫓아내는 설교’ 한다”

교회가 커질까 겁나 ‘쫓아내는 설교’ 한다”
크리스천투데이 오유진 기자 yjoh@chtoday.co.kr

 

15주년 맞은 기쁨의교회 정의호 목사의 목회철학

▲창립 15년 만에 대형교회로 성장을 일군 기쁨의교회 정의호 목사.

기쁨의교회가 최근 창립 15주년을 맞아 기념예배와 성찬식, 그리고 축제를 즐겼다. 기쁨의교회는 분당에 처음 개척을 시작해 8년 만에 용인으로 나올 때 8백여명 규모로, 그리고 지금은 수천명을 헤아리는 대형교회로 성장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기쁨의교회의 담임목사인 정의호 목사는 “교회가 커질까봐 겁이 나서 교인들을 쫓아내는 설교를 한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기쁨의교회는 지금과 같은 성장을 이룰 수 있었을까.

 

정의호 목사는 설교를 오래 하는 편이다. 정 목사는 “분당이란 곳에서 상가교회면서 개척교회로서 설교를 2시간씩 해서는 교회 성장이 안 된다고들 하는데, 지금과 같은 성장을 한 것이 나 스스로도 놀랍다”고 한다.

 

성령에 대한 순종과 함께 강력한 말씀사역은 기쁨의교회를 상징하는 핵심 단어다. 교인들을 매우 강하게 훈련하는 편임에도 말씀 때문에 오고 말씀 때문에 남는다.

 

정의호 목사는 성도들이 말씀을 혼적(지식적으로) 듣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방편 중 하나로 ‘소감 쓰기’를 시킨다. 일대일 성경공부를 해도 반드시 한 과 한 과마다 소감을 쓰게 한다. 2, 3개월마다 소감들을 담아 ‘그열매지’(The Fruit)를 발간한다. 철저히 말씀에 근거한 간증들로 가득한 ‘그열매지’는, 설교집을 방불케할 정도로 높은 수준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새벽기도회 설교를 셀 리더에게 시키기도 했는데, 지금은 수 년째 큐티로 드리고 있다. 각자 주어진 성경 본문을 묵상한 것을 적어 발표하는데. 정 목사가 놀랄 정도로 성도들의 말씀에 대한 이해가 깊어져간다고 한다.

 

정 목사는 총체적 난관에 봉착한 한국교회가 “영적인 눈을 떠야 한다”고 한다. 그는 “어느 목회자인들 목회를 반듯하게 잘하고 싶지 않겠는가”라며 “사단이 아무리 유혹하고 공격해도 이길 능력만 있으면 문제가 되지 않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이유는 육적이고 혼적인 사역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교회의 강단이 육적이고 교리적, 지식적, 교훈적, 혼적인 말씀으로 편향돼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목회자들이 성도들에게 능력 있고 설교 잘한다고 인정받고 싶은 유혹이 있다”며 이것을 넘어서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혼적인 설교를 하면 성도들에게 인기를 얻을 수는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설교를 듣는 성도들의 영이 다 죽게 되어, 나중에는 영의 설교를 하더라도 듣지 못하게 된다”고 경계하면서 “바리새인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못 알아듣지 않았나. 성도들을 기쁘게 하는 목회가 아니라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목회가 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교회가 커질까봐 겁을 내는 목회자이기도 하다. 선데이 크리스천이 모이면 영적인 훈련에 오히려 방해를 받는다면서 그는 “지금도 주일마다 쫓아내는 설교를 한다”고 했다. 정 목사는 “교회는 30년 주기로 정체된다고 한다. 지금도 나는 ‘교회화’ 되는 것을 경계한다”고 했다. 선교단체에서는 목자가 양떼를 섬기는데, 교회에서는 그 반대인 것을 목격하고 난 후 이를 경계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특히 조직화되고 숫자적인 성장에 우선을 두는 것을 경계한다”며 훈련받는 양에 비해 숫자가 많아질 때 생기는 위기에 대해서도 경계했다.

 

기쁨의교회는 15주년의 마침표를 찍고 ‘113, 110 비전’을 다짐했다. 이것은 2011년까지 10,000명의 출석성도와 3,000명의 훈련된 리더, 1,000개의 셀, 100개의 네트워크 교회로 성장하는 것이다. 아울러 다른 교회들과도 동역하고 연합하는 것과 10개의 훈련학교를 세우는 것을 푯대로 한 비전이다. 물론, 양적 증대도 중요하지만 앞서 말한 '영적훈련'에 따르는 교인세우기가 우선돼야 할 것도 말할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정 목사는 “능력과 은사를 구하기보다는 성령의 인도하심을 간구하며 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의호 목사의 간증과 기쁨의교회 사역 이야기를 담은 『그리스도, 내 길의 빛』(크리스천투데이 출판)은 기쁨의교회 카리스에서 구입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