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위기의 5대 제사
레위기는 여호와께 드려야 할 5 대 제사의 규례로서 시작된다. 그런데 이러한 레위기의 시작은 당연한 귀결이었다. 왜냐하면 건축된 성막의(출40:17) 주된 목적이 제사였고, 따라서 성막이 완성된 지금 그곳에서 드려질 제사의 규례가 주어지는 것은 당연한 논리요 순서이기 때문이다.
제사의 종류에 대해서는 학자에 따라 5 대 제사로 분류하기도 하고 6 대 제사로 분류하기도 한다. 이러한 차이는 제사장의 위임식 때 거행하는 위임제를 여기에 포함시키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른 차이인데, 여기서는 5 대 제사만을 거론할려고 하는데 그 이유는 제사장의 위임식 때 행해진 위임제는 모든 이스라엘에게 관련된 것이 아니라 제사장의 위임에만 관련된 것으로 보고, 모든 이스라엘이 행해야 할 나머지 5 대 제사, 즉 '번제와 소제', '화목제와 속죄제' 그리고 '속건제'에 대해서만 살펴보기로 한다.
1. 번제(Burnt Offering)
1) 어의
번제를 뜻하는 히브리어 '올라'( )는 '올라가다', '실어 올리다', '높이다'라는 뜻의 '아라'( )에서 파생된 것으로서 '위로 드려지는 제사', '위로 올라가는 제사'를 뜻한다. 이러한 단어의 의미는 불에 태워진 희생 제물의 향기가 하나님께 상달된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2) 제물의 종류
번제에 사용된 제물은 수송아지, 수양, 수염소, 혹은 비둘기인데, 이 모든 제물은 반드시 흠없고 일년 된 수컷임을 그 특징으로 하였으나 비둘기에 대해서만은 수컷이나 암컷 중 어느 것을 드리라는 특별한 지시가 없다.
3) 번제의 방법
① 헌제자가 제물이 될 짐승을 끌고 회막문 여호와 앞으로 나아온다.
② 헌제자의 손을 제물의 머리 위에 얹고 안수한다.
③ 헌제자가 제물을 잡아 피를 제사장에게 주면 제사장은 그 피를 번제단 사면에 뿌린다.
④ 헌제자가 제물의 가죽을 벗기고 각을 뜬다.
⑤ 제사장은 그 뜬 각과 머리와 기름, 그리고 물로 씻은 내장과 정강이를 단 위에서 불 사른다.
이러한 방법은 양과 염소의 경우 역시 마찬가지였으나 비둘기의 경우는 달라서 제사장 혼자서 머리를 비틀어 끊고 단 위에 불사르며 피는 단 곁에 흘리고 멱통과 창자 등은 재 버리는 곳에 버리고 몸은 쪼개어 단 위에서 불살랐다.
4) 번제의 목적
번제의 목적은 두 가지로 나타난다. 그 첫번째는 '속죄를 위한 것'(레1:4,16:24)인데 대부분의 주석가들이 속죄제와 속건제가 죄를 속하기 위해 드려지는 제사라는 점을 들어 이 목적을 등한시 여기거나 그냥 지나쳐 버리려 하지만 번제의 주된 목적은 성경이 밝히 말해 주고 있는 대로 '속죄를 위한 것'이다. 번제의 두번째 목적은 '하나님을 향한 자신의 헌신에 대한 표현'이다. 이러한 목적은 창22장에 나오는 아브라함의 순종에서 잘 나타나는데 그는 자신의 순종과 믿음의 증명을 위해 자신의 사랑하는 독자 이삭을 바치려 하였고, 그러한 믿음과 순종을 인정하신 여호와께서는 그를 위해 미리 준비해 놓으신 양을 제물로 삼아 번제를 드리게 하심으로 아브라함의 헌신과 믿음을 인정하셨다.
5) 번제의 영적 의미
번제는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과 구원의 희생을 상징'함과 동시에 그의 희생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은 성도들이 하나님께 헌신하고 그의 뜻대로 순종하며 살아갈 것을 상징한다. 그러므로 번제의 영적 의미는 한마디로 '그리스도의 희생과 성도들의 헌신'이라고 할 수 있다.
2. 소제(Meat Offering)
1) 어의
소제를 뜻하는 히브리어 '민하'( )는 '분배하다', '수여하다'라는 의미의 어근 '마나'( )에서 유래한 것으로 '헌물', '조공', '희생 제물'을 뜻하는데 특별히 '피 없는 곡물 제사'에 사용되어 말 그대로 '소제', 또는 '피 없는 곡물 제사'를 뜻한다.
2) 제물의 종류
소제에 드려진 제물의 종류는 모두 네 가지였다. 그 첫째는 '고운 가루'로서 여기에는 '기름'과 '유향'이 첨가된다. 둘째는 누룩을 넣지 않고 '고운 가루'에 '기름'을 섞어 만든 '무교병'으로서 무교병을 만드는 방법은 '화덕에 구운 것'(레2:4)과 '번철에 부친 것'(레2:5), 그리고 '솥에 삶은 것'(레2:7)의 세 가지였다. 소제물의 세번째는 '처음 익은 곡식'이었으며, 네번째는 '첫이삭'이었는데 특별히 첫이삭을 소제물로 드릴 때는 볶아 찧은 것에다 기름과 유향을 드려야 했다.
3) 소제의 방법
소제를 드리는 방법은 제물을 제단으로 가져오기 전에 집에서 제물을 준비하는 것에 더욱 주목해야 하는데 그것은 제물을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소제를 드리는 방법에 속하기 때문이다.
첫째, 고운 가루의 소제물일 경우에는 그 위에 기름을 붓고 유향을 놓은 후 제사장에게로 가져오는데 제사장은 고운 가루 한 줌과 모든 유향을 취하여 기념물로 제단 위에 불사른 후 나머지는 자신의 음식으로 취한다.
둘째는, 무교병을 소제물로 삼을 경우인데 이 때는 화덕에 구운 것과 솥에 삶은 것은 고운 가루에 기름을 섞어 만들고, 번철에 구울 경우에는 고운 가루를 누룩 없이 기름과 섞어 구운 후 조각으로 나누고 그 위에 기름을 붓는다. 이러한 무교병의 소제물 역시 제사장에게로 가져가면 제사장은 그것 중 기념할 만큼만 취하여 여호와께 화제로 드리고 나머지는 자신의 음식으로 취하였다.
셋째는, 첫이삭을 드릴 경우인데 이 때는 반드시 그 곡식을 볶아야 하며 그 위에 기름을 붓고 유향을 더한 후 제사장에게로 가져가야 하며 제사장은 그중 얼마와 모든 유향을 취하여 여호와께 화제로 드린 후 나머지는 자신의 음식으로 취하였다(이때의 나머지에 대해 성경의 특별한 언급이 없지만 소제물이 제사장의 음식으로 주어졌다는 일반적인 규례를 따를 때 첫이삭의 소제물 역시 제사장의 음식으로 주어진 것으로 보아야 한다). 한편 이러한 모든 소제물에 반드시 지켜야 할 법칙이 한 가지 있는데 그것은 모든 소제물에는 누룩과 꿀을 넣지 말고 반드시 소금을 치라는 것이었다.(레2:11,13)
4) 소제의 목적
소제의 목적 역시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첫째는 우리가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물질을 공급하여 주시고 보호하여 주신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에 감사하며 경배 돌리기 위함이며,
둘째는 자신의 땅을 가지고 있지 않은 제사장과 레위인에게 음식을 제공하여 그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다.
5) 소제의 영적 의미
소제의 영적 의미는 우리를 구원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영적 양식의 공급자가 되실 뿐만 아니라 자신 스스로 생명의 떡이 됨을 상징하는 동시에(요6:32-35), 이러한 영적 양식과 일용할 육적 양식까지도 공급받는 성도들이 드려야 할 감사의 의무를 상징한다. 한편 모든 소제물에 '소금'을 치라는 명령은 '영원한 계약'을 상징하는 '소금'(민18:19,대하13:5)을 통해 제사 드리는 자가 하나님과의 영원한 계약 관계에 있음을 깨닫게 하는 것으로서 하나님께서 제사 드리는 자를 결코 버리지 않을 것과 제사 드리는 자는 그 계약법을 지켜야 할 영원한 의무가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이렇듯 하나님과의 영원한 계약 관계에 있는 자는 죄악과 세상의 유혹에서 떠나야 하는데 이러한 사실은 죄악을 상징하는 '누룩'과 달콤한 세상의 유혹을 상징하는 '꿀'을 모든 소제물에서 제하라는 하나님의 준엄하신 명령으로 주어졌다.
3. 화목제(Peace Offering)
1)어의
화목제를 뜻하는 히브리어 '제바흐 쉐라밈'( )은 '동물을 살육하다', '죽이다', '제사 드리다'라는 뜻의 '자바흐'( )에서 파생된 '도륙', '희생물'을 뜻하는 '제바흐' )와 '완전한', '정다운', '공평한', '평화로운'을 뜻하는 '솨렘' )에서 파생된 '쉐라밈'( )의 합성어로서 그 의미는 '사람이 하나님과의 완전한 관계', 또는 '평화로운 관계를 얻고자 하는 희생 제물'이라는 의미이다.
2) 제물의 종류
⑴ 소와 염소 : 흠 없는 것으로서 암컷,수컷 구별 없이 어느 것이든 가능하다. 그러나 전부를 드리는 것이 아니라 내장에 덮인 기름과 내장에 붙은 모든 기름, 그리고 두 콩팥과 그 위의 기름, 허리 근방에 있는 것과 간에 덮인 꺼풀을 콩팥과 함께 드리도록 되어 있었다.
⑵ 양 : 소와 마찬가지로 흠 없는 것으로 하되 암,수 어느 것이든 가능하였고, 어린 양을 드릴 수도 있었다. 양의 경우 역시 양의 기름만을 드리되 미려골(등심뼈 또는 척추)에서 베어 낸 기름진 꼬리와 내장에 덮인 것과 모든 기름진 두 콩팥과 간에 덮인 기름과 꺼풀만을 콩팥과 함께 드릴 수 있었다.
3) 화목제의 방법
화목제를 드리는 방법은 번제의 방법과 거의 유사한데 그 순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헌제자가 제물이 될 짐승을 끌고 여호와 앞으로 나아온다.
② 헌제자의 손을 제물의 머리 위에 얹고 안수한다.
③ 헌제자가 제물을 잡아 피를 제사장에게 주면 제사장은 그 피를 번제단 사면에 뿌린다.
④ 헌제자가 제물의 가죽을 벗기고 그 속의 내장에 덮인 기름과 내장에 붙은 모든 기름과 콩팥과 그 위의 기름과 허리 근방에 있는 것과 간에 덮인 것을 제사장에게 주면 제사장은 그것들을 받아 제단에서 불사른다.
⑤ 제물의 가슴은 '요제'로 제물의 우편 뒷다리는'거제'로 흔들어 제사장의 음식으로주어지는데 제사장과 가족들은 그것을 그날에 다 먹어야 하며 남은 것은 불에 태워야 했다.
4) 화목제의 특색
화목제는 다른 제사와는 달리 두 가지의 특색이 있었다. 그것은 첫째로, 의무적인 제사가 아닌 '선택적인 제사'로서 '자원함으로나'(레7:16), '서원함으로'(레7:16,삼상1;21이하), 그리고 '감사함으로'(레7:15)드리는 제사였으며, 둘째로, 화목 제물의 고기를 헌제자도 먹을 수 있는 일종의 축제 형식의 제사였다는 점이다(레7:15-21)
5) 화목제의 영적 의미
화목제의 영적 의미는 화목제의 성격이 드러내는 바 그대로 하나님과 죄인을 화목케 하는 '화목 제물되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상징'과(롬3:25,엡2:13,골1:20), 그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화목을 누리는 성도들의 친교인 '성만찬에 대한 예표'이다(고전10:16)
4. 속죄제(Sin Offering)
1) 어의
속죄제를 뜻하는 히브리어 '하타트'( )는 '과녁에서 벗어나다', '죄를 짓다', '속죄물을 드리다', '속죄하다'를 뜻하는 '하타'( )에서 파생된 것으로 '하나님의 법에서 벗어난 죄로부터 청결과 속죄함을 얻기 위하여 드리는 제사'를 뜻한다.
2) 제물의 종류
속죄제의 제물은 범죄자의 사회적인 위치에 따라 달랐다.
① 제사장 -- 흠 없는 수송아지를 드림(레4:3)
② 온 회중 -- 수송아지를 드림(레4:13)
③ 족장 -- 흠 없는 수염소를 드림(레4:23)
④ 평민 -- 흠 없는 암양이나 암염소를 드림(레4:28)
이 외에도 가난한 자는 산비둘기나 집비둘기를 제물로 드릴 수 있었으며(레5:7), 이보다 더 가난한 자는 고운 가루 에바 십분의 일을 제물로 드릴 수 있었다(레5:11)
3) 속죄제의 방법
① 헌제자가 제물이 될 짐승을 회막문 여호와 앞으로 가져온다.
② 헌제자의 손을 제물의 머리 위에 얹고 안수한다.
③ 헌제자가 제물을 잡아 피를 제사장에게 주면 제사장은 그 피를 손가락으로 찍어 성소 앞에 일곱 번 뿌리고 향단 뿔에 바른 후 회막 앞과 번제단 밑에 전부 쏟는다.
④ 희생 제물의 모든 기름과 콩팥을 번제단 위에서 불사른 후 그 나머지 부분은 진 바깥 재 버리는 정결한 곳에서 나무 위에 놓고 불사른다. 그러나 아론과 그 아들들을 위한 속죄제는 진 밖에서 불사르지 않고 다리와 고기를 회막 뜰에서 구워 먹도록 하였다(레6:24-27)
4) 속죄제와 속건제의 차이
속죄제의 목적은 '범죄에 대한 용서'를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목적은 속건제의 경우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이 둘은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첫째는, 범죄의 성격적 차이로서 속죄제가 하나님께 범죄한 자, 즉 '율법을 범한 죄'를 위한 제사였던 반면에, 속건제는 인간에게 범죄한 죄, 즉 '도덕적인 범죄의 대속을 위한' 제사였다.
둘째는, 속죄제는 속건제와는 달리 '범죄한 일을 배상할 수 없는 죄'에 대한 용서를 구하는 제사였던 반면, 속건제는 '배상이 가능한 죄'에 대한 용서를 구하는 제사였다는 점이다.
5) 속죄제의 영적 의미
속죄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를 지심으로 모든 인류의 죄를 대속하신 '그리스도의 대속 사역'을 상징한다. 그리스도는 실로 속죄 희생의 어린 양이 되셔서(벧전1:19) 모든 인류의 대속물이 되셨는데, 그의 죽음의 장소는 속죄제 희생 제물이 진 바깥 정결한 곳에서 불살라진 것처럼 예루살렘 성 바깥의 골고다 산상의 고통스런 십자가였다.
5. 속건제(Tresspass Offering)
1) 어의
속건제를 뜻하는 히브리어 '아?'( )은 '죄'(Sin)가 아닌 '범죄'(Guilt),'범법'(Tresspass), '손해'(Damage)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회적인 죄', 또는 '도덕적인 죄를 용서받기 위해 드리는 제사'를 뜻한다.
2) 속건제의 제물
속건제의 제물은 범죄의 형태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어 이러한 제물을 일일이 열거하자면 너무나도 복잡하고 광범위하다. 그러므로 각각의 범죄에 대한 속건 제물에 대해서는 레5:14, 6:7, 7:1-10, 14:1, 15:2을 참고하도록 하되 이러한 여러 가지 제물을 요약하면 '흠 없는 일년된 수양', '범죄물과 그 범죄물의 오분의 일을 더하여 본인에게 주는 일', '산비둘기나 집비둘기 둘'이나, '고운 가루 에바 십분의 삼'과 '기름 한 록' 등이다.
3) 속건제의 영적 의미
속건제는 성도가 신앙생활 가운데서 범하기 쉬운 죄를 범했을 때 드리는 제사로서 그러한 범죄는 진리를 배반하거나 하나님을 배반하는 죄, 예수 그리스도를 부인하거나 성령의 사역을 거스리는 죄가 아닌 '실수와 실족의 범죄'를 뜻한다.
그러므로 속건제는 구원에 관련된 원죄에 대한 회개나 기도가 아닌 날마다 육신의 연약함 때문에 짓게 되는 육적인 죄, 즉 '자범죄에 대한 회개와 기도에 대한 상징'이다.
요제(Wave Offering, ;'테누파')
농산물을 제물로 드릴 때 사용하는 제사 방법이다. 히브리어 '테누파'는 "앞뒤로 움직이다", "흔들다"는 뜻의 히브리어 동사 '노프'( )의 ?일형에서 유래된 말이다. 탈굼에서는 이 단어를 "일어서다", "들어 올리다"는 동작을 나타내는 의미로 해석하였다. 마쏘라 사본에서는 이 동사의 ?일형이 "들어 올리다"는 의미와(사10:15) "흔들다"는 의미로(사19:16) 모두 사용되었다.
제물을 드리는 방법에는 화제, 거제, 요제, 전제가 있었는데, 요제는 그 중 하나였다(제사의 종류는 번제, 속죄제, 속건제, 화목제, 소제가 있었다).
요제로 드려진 제물들은 다음과 같다. 곧 화목 제물로 드려진 동물의 가슴 부분(레7:30,9:21,10:14-15,민6:20,18:18), 성막 장식용으로 바쳐진 보석류(출35:22,38:24), 위임식 수양의 가슴과 넓적다리 부분(29:22-26,레8:25-29), 칠칠절에 드린 누룩 넣은 빵과 곡식의 첫 열매와 어린 양 두마리(23:11-14,17,20), 문둥병의 정결예식에 사용된 어린 수양과 감람유(14:12,24)등이다.
여러 종류의 제물들을 한꺼번에 요제로 드린 경우도 있었던 것 같다(출29:22-24,레8:25-27). 또한 요제는 '순결을 판단하기 위한 소제' 때에도 사용되었다(민5:25).
민수기 8:11,15,21절에서 아론은 '이스라엘 자손을 위한 요제'로 레위인을 여호와께 드렸다고 나타나 있다. 요제는 하나의 의식 행위였으며, 요제로 인하여 제물들이 여호와께 헌납되었다. 그러나 요제의 정확한 의미와 성격은 명백히 밝혀져 있지 않다. 아마도 요제를 드릴 때는, 먼저 제사장이 봉헌자의 손바닥 위에 요제물을 얹어 놓은 다시 봉헌자의 손에서 제사장의 손으로 옮겨 놓고 제사장이 앞뒤로 흔드는 절기를 따랐던 것 같다(민6:19-20). 제사장이 자신의 예물을 요제로 드릴 때는 요제물을 처음부터 자기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흔들었을 것이다.
요제물을 앞으로 내미는 행동은 여호와께서 제물을 다시 제사장에게 주는 것을 의미한다.
거제(擧祭,Offering)
제물을 들어서 제사 드림. 제물을 번제단 위에 높이 들어올렸다가 아래에 내려놓는 제사로, 하나님께 바쳤다가 제사장이 다시 하나님으로부터 받는 것을 의미하는 데서 생겨났다(레7:14,민15:19,신12:6)
번제燔祭burnt offering로 번역된 히브리어 '올라'는 '올라가다'는 뜻으로, 70인역LXX에서는 '전부'와 '태우다'의 합성어인 '홀라카우토마'로 번역을 했습니다. 이는 번제가 희생제물의 가죽을 제외한(레 7:8) 전부를 태워 그 냄새를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제사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번제를 '온전한 번제whole burnt offering'라고도 합니다(신 33:10 ; 삼상 7:9 ; 시 51:19).
희생제물로는 드리는 사람의 형편에 따라 소나 양, 염소 그리고 산비둘기나 집비둘기의 새끼를 드릴 수 있었습니다(레 1:2, 10, 14). 예수의 모친 마리아도 결례를 위해 비둘기 한 쌍을 제물로 드렸는데(눅 2:22-24), 이는 가정이 부유하지 못했음을 보여 줍니다. 하지만 어떤 제물로 드리든 그것은 반드시 흠이 없는 수컷이어야만 했습니다(레 1:3, 10, 14)[각주:1]. 물론 모든 제사가 다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화목제나 속죄제의 경우 암컷을 드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레 3:6 ; 4:28).
번제는 제사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참조. 창 8:20)으로 영적으로는 인류를 위한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엡 5:2 ; 빌 2:5-8)과 성도들의 헌신을 의미합니다(롬 12:1, 2).
소제素祭Cereal offering는 곡식으로 드리는 제사로 구약의 제사 중 유일하게 피 흘림이 없는 제사입니다. 원래는 독자적으로 드려졌는데, 차츰 다른 제사의 부속적인 제사로 변했습니다(출 29:41 ; 레 23:12, 13 ; 민 15:6, 9).
소제의 예물로는 드리는 형태에 따라 고운 가루에 기름이나 유향, 소금 등이 들어갔으며(레 2:1-10), 누룩과 꿀을 넣어서는 안 되었습니다(레 2:11). 기름은 성령 또는 성령의 사역을 상징하고(사 61:1 ; 눅 4:18 ; 행 10:38), 유향은 기도(계 5:8 ; 8:3, 4), 소금은 변치 않는 하나님의 언약을 상징합니다(레 2:13 ; 민 18:19 ; 대하 13:5). 반면에 누룩은 영적으로 부패를 상징하고(마 16:6 ; 고전 5:8 ; 갈 5:9), 꿀은 세상적인 쾌락을 상징하기 때문에(잠 5:3)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에는 금지되었습니다. 다만, 화목제의 경우 누룩을 넣은 빵을 감사의 희생제물과 함께 드렸고(레 7:13), 칠칠절 때 드리는 소제에도 유교병有酵餠leavened bread' 사용되었습니다(레 23:17).
화목제和睦祭Peace offering는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화목을 위해 드리는 제사로, 드리는 자의 의향에 따라 감사제(레 7:12-15, 22:21-30), 서원제(레 7:16-19, 22:18-25), 자원제(레 7:16-18, 22:18-25) 등으로 구분됩니다.
화목제의 희생제물로는 소나 양 그리고 염소가 사용되었습니다. 번제의 경우에는 새를 희생 제물로 드릴 수 있었지만 화목제의 경우는 이것이 불가했는데, 그 이유는 화목제의 성격에 있습니다. 화목제는 희생 제물의 일부를 가지고 공동식사를 했기 때문에 크기가 작은 새는 화목제물로 적당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또 번제의 경우에는 반드시 수컷을 사용해야 했지만 화목제의 경우에는 수컷이나 암컷의 구분이 없었습니다. 이는 화목제의 목적이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화해와 교통 그리고 인간 사이의 교제를 도모하는데 있는 만큼 거기에는 남녀의 차별이나 구별이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함입니다.
화목제의 희생제물 가운데 불에 태어진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는 제사장과 바치는 자가 나누어 가졌습니다(레 7:34). 즉 제사장에게는 가슴부분과 우편 뒷다리가 그리고 나머지는 예물을 바치는 자가 가졌습니다. 이렇게 희생 제물을 제사장과 그것을 드린 자가 나누어 가지는 것은 화목제가 유일한데, 그 이유는 화목제가 화해와 일치 그리고 친교의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때 유의해야 할 사항이 한 가지 있는데, 그것은 희생제물이 그 종류에 따라 먹을 수 있는 기간이 정해져 있다는 것입니다. 즉 화목제물 중 감사제로 드린 제물은 제사 당일까지만 먹을 수 있으며, 다음날까지 남은 것은 모두 불태워야 했습니다(레 7:15). 화목제물이 서원제와 자원제의 경우에는 이튿날까지 먹을 수 있었지만(레 7:16), 삼일 째 되는 날은 불살라 없애야 했습니다(레 7:17). 만일 삼일에 조금이라도 먹으면 그 제사는 하나님께 열납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먹는 자는 하나님의 성물을 더럽히는 죄를 짓게 되는 것입니다(레 7:18).
속죄제贖罪祭Sin offering는 하나님께서 금지한 계명들을 부지중에 지었을 때(레 4:2), 증인으로서 진술을 회피하거나 함부로 맹세한 죄, 부지중 짐승이나 사람의 부정을 입은 죄 등을 용서받기 위해 드려지는 제사입니다(레 5:1-6). 그러나 고의적으로 지은 죄에 대해서는 속죄제가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민 15:30, 31).
속죄제의 예물은 드리는 자의 신분에 따라 구분되었는데, 제사장의 경우 흠 없는 수송아지를 제물로 드려야 했습니다. 이는 회중 전체가 죄를 범했을 때 드리는 속죄제물과 같은 것으로 드려진 제물은 모두 태워버려야 했습니다(레 4:3-12).
회중이 범한 죄에 대해서는 제사장이 범한 죄와 마찬가지로 흠 없는 수송아지를 속죄 제물로 드려야 했는데, 이때 이스라엘 회중을 대표하여 백성들의 장로들이 제물에 안수하는 의식을 집행했습니다. 이는 이스라엘 전체의 죄를 희생 제물에 전가시키는 행위입니다(레 4:13-21).
족장을 위해 드리는 속죄제물은 수염소였으며(레 4:22-26), 평민이 죄를 범했을 드리는 제물은 암염소나 어린 양이었습니다(레 4:27-35). 하지만 형편이 어려워 어린 양이나 암염소를 드릴만한 능력이 없는 가난한 사람은 산비둘기 둘이나 집비둘기 새끼 둘을 가져와 하나는 속죄제물로 하나는 번제물로 삼았습니다(레 5:7-10). 이마저도 드릴 형편이 안 되는 극빈자의 경우에는 고운 가루 에바 십분 일(약 2.2리터)을 제물로 드릴 수 있었습니다. 이 경우에는 기름이나 유향을 첨가해서는 안 되었는데, 그 이유는 화목제와는 달리 속죄제는 하나님과의 화목을 위한 제사가 아니라 죄의 형벌로서 드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레 5:11-13).
속건제贖愆祭Trespass offering or Guilt offering는 크게 세 가지의 경우에 드렸습니다.
1. 성물에 대해 범한 죄(레 5:15-16)
성물이란 '거룩한 물건holy thing'이란 뜻으로, '구별하여 하나님께 드려진 예물'을 말합니다. 따라서 성물은 하나님의 일에 사용되어야만 했습니다. 그럼에도 만일 무지나 실수 등의 이유로 인해 성물을 범하는 죄를 지었을 때는 속건제를 드려 죄 사함을 받아야 했습니다. 이 경우 속건 제물은 숫양[각주:1]이었으며, 범과한 성물의 값에 오분지 일을 더하여 제사장에 주어야 했습니다. 이처럼 속건제가 다른 제사와는 달리 제물의 액수를 중요시 하는 이유는 배상의 성격을 띤 제사이기 때문입니다.
2. 계명을 범한 죄(레 5:17-19)
계명을 어기는 것은 그것을 제정하신 하나님의 주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부지중에 그랬을 지라도 속건제물을 바쳐야 했습니다. 이때도 흠 없는 숫양을 속건제물로 드려야 했습니다.
3. 신실하지 못하여 범한 죄(레 6:2-7)
맡은 물건이나 전당잡은 물건을 돌려주지 않거나, 도둑질 하거나, 이웃의 것을 강제로 빼앗거나, 남이 잃어버린 물건을 줍고도 그 사실을 부인하고 거짓 맹세를 하는 등의 죄를 범했을 때 자신이 취한 물건과 그것의 오분의 일을 더하여 주인에게 돌려주어야 했습니다. 그 후에 하나님께 속건제를 드렸는데, 이때 드려진 제물 역시 흠 없는 숫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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