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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침묵이 필요합니다

구원의 계획 2017. 8. 27. 01:27

때로 침묵이 필요합니다


2차 세계대전 후인 1969년 서독의 수상이 된 빌리 브란트(Willy Brandt·1913∼1992)는 전쟁 이후 소원해진 동유럽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을 도모한다. 그러나 자유 진영에 속한 서독의 수상이자 전쟁의 가해자였던 독일이 손을 내미는 것은 전쟁의 피해자이자 공산 진영인 동유럽 국가들에 그다지 반가운 일은 아니었다. 오히려 생색내기 위함이거나 뭔가 속셈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인식은 그가 1970년 12월 7일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의 유대인희생자 위령탑 앞에서 보여준 행동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겨울인 데다 전날 비가 와서 축축해진 콘크리트 바닥에 그는 무릎을 꿇었다. 그 행동이 전쟁으로 인해 큰 상처를 입은 폴란드 국민들뿐만 아니라 동유럽의 모든 국민들에게 사죄와 평화의 메시지가 되었다. 전국시대 조(趙)나라의 인상여(藺相如)가 진(秦)나라 왕과 단판 승부를 벌여 이겼다. 그가 상대부(上大夫)라는 높은 벼슬에 오르게 되자 그를 시기하는 자들이 생겨났다. 그중 조나라에서 가장 명망이 높은 장군인 염파(廉頗)가 “나는 수많은 전장에서 목숨을 걸고 싸워 많은 성을 함락시켰다. 그러나 인상여는 세치 혀만 놀려서 높은 벼슬을 얻었을 뿐이다. 나중에 인상여를 만나게 되면 큰 모욕을 줄 것이다”라고 공공연하게 얘기하고 다녔다.

이에 인상여는 염파와 함께하는 자리를 여러 핑계를 대면서 피했다. 그러자 인상여를 따르는 자들이 그 행동을 보면서 부끄럽게 여겨 그의 곁을 떠나려 했다. 인상여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진왕도 무서워하지 않고 나라의 자존심을 지켰거늘 어찌 염파를 두려워한단 말이오? 나와 염파는 조나라를 지키는 두 기둥이니 둘이 서로 반목하면 오히려 진나라만 이롭게 되지 않겠소?” 이 말이 염파의 귀에 들어갔고, 자신의 행동을 부끄럽게 여긴 염파는 인상여의 집 앞에 가서 무릎을 꿇고 죄를 청했다. 이후 인상여와 염파는 ‘목을 베어도 함께할 막역한 사이’가 되었다. 이를 문경지교(刎頸之交)라 한다.

수백 마디 말보다 한번의 행동이 더 큰 울림과 감동을 주곤 한다. 성경은 말하길 “말이 많으면 허물을 면하기 어렵다”(잠 10:19)고 했다. 인간의 언어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어떤 말로도 상황을 타파하지 못할 경우가 많다. 그래서 성령께서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탄식’(롬 8:26)으로 기도해주시지 않는가. 그러므로 우리 모두 때로는 웅변보다 위대한 침묵의 힘을 깨닫고 무언행(無言行)을 실천해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대제사장의 앞뜰과 빌라도의 법정에서 침묵하셨다.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을 논쟁으로 물리치셨던 예수님은 그곳에 없으셨다. 예수님은 말없이 십자가에 못 박히심으로 웅변보다 위대한 침묵으로써 당신의 임무를 완수하셨다. 국가적 재난 수준의 황망한 사건 속에서 여러 사람이 말 때문에 구설에 오르는 이때 그리스도인들은 행동으로 사랑을 전하고 침묵함으로 고통을 나누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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