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결정을 존중하시는 하나님(요나서 1장 11∼15절) 2017.12.11
요나는 니느웨로 가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다시스로 향했습니다. 배는 욥바에서 탔지만, 항해 중 거센 폭풍을 만나게 됩니다. 사람들은 풍랑의 원인을 찾기 위해 제비뽑기를 하고 결국 요나가 뽑히게 되죠. 그러고는 요나에게 “너를 어떻게 해야 바다가 잔잔해지겠느냐”고 묻습니다. 요나는 이렇게 답합니다. “나를 들어 바다에 던지라 그리하면 바다가 너희를 위하여 잔잔하리라 너희가 이 큰 폭풍을 만난 것이 나 때문인 줄을 내가 아노라 하니라(요나서 1장 12절).”
요나는 직감했습니다. 하나님의 명령을 어긴 자신 때문에 풍랑이 왔다고 말이죠. 그런 면에서 큰 폭풍이 요나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을 바다에 던지면 폭풍이 멈출 것이라는 요나의 해법은 쉽게 수긍되지 않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심청이의 전설’을 떠올릴 것입니다. 바로 인신제사 말입니다. 선지자로서 왠지 성숙하지 못한 결정 같습니다. 하지만 요나의 결정에 대한 하나님의 반응은 놀랍습니다. “요나를 들어 바다에 던지매 바다가 뛰노는 것이 곧 그친지라(요나서 1장 15절).”
심청을 제물로 바쳤을 때 용왕이 노했던 마음을 풀었던 것처럼 하나님께서는 요나가 바다에 뛰어든 뒤 풍랑을 멈추셨습니다. 하나님이 인신제사를 받은 용왕과 같은 결정을 하신 이유가 뭘까요. 왜 하나님은 요나의 성숙하지 못한 결정에 곧바로 응답하셨을까요.
결정은 하나님께서 하시고 사람은 그 결정에 따르는 것이 마땅한데 반대의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요나의 결정대로 행하신 이유가 의아합니다. 그 이유는 아무리 엉터리 같아도 요나는 하나님께서 부르신 선지자였기 때문 아닐까요.
하나님께서 부르셔서 특별한 임무를 맡긴 선지자라면, 그가 말한 것은 이루어져야 합니다. 비록 요나는 하나님의 명령을 거부했지만 하나님은 그를 통해 역사하실 과업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 과업은 요나를 통해 니느웨에 하나님의 경고를 전달하는 것이었죠. 그래서 하나님은 요나의 불순종과 인신제사라는 잘못된 결정에도 불구하고 풍랑을 잦아들게 하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요나의 말대로 풍랑을 잠잠하게 하신 일은 도망치다 스스로 죽으려고까지 한 그를 선지자로 인정하시며 동행하셨다는 증거가 됩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한번 선택한 사람을 절대 버리지 않으신다는 걸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죠.
무엇을 하든 우리는 하나님의 뜻을 물어야 합니다. 그 뜻을 따라 살아야 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답을 듣기 위해 늘 고민만 한 것은 아닐까요. 하나님께서는 요나의 터무니없는 결정을 존중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배에 탄 모든 사람이 여호와를 경외하게 만드셨죠. 하나님이 우리의 결정을 존중해 주셨을 때, 이를 통해 주변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날 수 있는 영광의 은혜가 있길 기도합니다.
이윤영 목사(수원 주사랑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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