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거룩한 부담(마태복음 14장 13∼21절) 2018.1.11
해가 서산으로 넘어갈 시점에 제자들이 주님을 찾아왔습니다. “이곳은 빈 들이요 때도 이미 저물었으니 무리를 보내어 마을에 들어가 먹을 것을 사먹게 하소서.” 빈 들이고, 시간이 너무 늦어서 무리를 돌볼 수 없다고 제자들이 핑계를 댑니다.
그때 주님은 “갈 것 없다.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고 말씀하십니다. 이에 제자들은 자신들이 맞닥뜨린 현실을 설명합니다. “우리가 가진 건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뿐입니다.” 이러한 사정을 주님은 아셨을 겁니다. 그런데도 왜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고 말씀하셨을까요.
아무리 삶이 힘들고 현실이 절망적일지라도 이웃과 함께 나누고 돌보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주님께선 나약하고 가난한 우리의 형편을 모르실까요. 다 알고 계십니다. 우리가 바쁜 것을 모르실까요. 다 아시지만 우리에게 요구하십니다. “갈 것 없다.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
더 큰 교회가, 더 여유 있는 자가, 더 많이 가진 자가 더 큰 일을 할 것이라고 핑계대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나 같은 사람이 뭘 할 수 있을까” “내가 가진 건 이것밖에 없는데…”라고 말한다면, 주님의 대답은 무엇일까요.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고 하실 겁니다.
주님은 주님의 방법을 보여주십니다. “그것을 내게 가져오라.” 나의 현실을 주님께 드리면 그다음부터는 주님께서 일하십니다. 인간의 계산이 아니라 주님의 방법으로 일하십니다. 우리는 주님께 순종하면 됩니다. 주님이 명하시는 나눔을 실천하면 됩니다.
주님은 먼저 ‘감사’를 표하셨습니다. 가진 것에 대한 감사, 하나님께서 함께하심에 대한 감사입니다. 그다음 ‘제자들의 희생(봉사)’이 이어졌습니다. “떡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매, 제자들이 무리에게 주니.” 제자들은 주님으로부터 받은 떡을 일일이 나눠줬습니다. 12명이 성인 남자 5000명에게 식사를 제공했습니다. 제자들은 정말 분주했을 겁니다.
이처럼 나눔을 실천하는 데는 희생이 필요합니다. 희생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나눔을 실천함에 있어서 수고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걸 제자들에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나눔을 실천하는 데 있어서 주님은 어떤 마음으로 행하기를 원하실까요. 본문에는 “다 배불리 먹고 남은 조각을 열두 바구니에 차게 거두었으며”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된 배경을 요한복음에서는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원대로 주시니라.(요 6:11)”
바로 받는 사람, 즉 수혜자의 입장에서 베푼 것입니다. 그러니 남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님은 베풂을 받는 자들, 즉 무리의 입장을 생각하셨습니다. 진정 그들의 입장에서 그들의 필요를 채워 주셨습니다. 이러한 마음이 우리 모두에게 풍성하길 소망합니다.
이렇게 나누고 나니 열두 바구니가 남았습니다. 먹을 것이 없다고 하소연했었는데,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나눔의 실천은 이처럼 기적을 만듭니다. 주님이 그렇게 만들어 주셨습니다. 제자들은 자신들이 가진 것은 보잘것없었지만, 그것을 주님께 손수 드리고 주님께서 떼어주시는 빵을 열심히 나누었더니, 결과는 모두가 원하는 만큼을 먹고 남는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나눔을 실천할 때입니다. 주님께서는 오합지졸의 굶주린 무리를 보시고 제자들을 통해 나누기를 원하셨습니다. 우리는 비록 가진 것이 적을지라도 주님께 드리고, 하나님께 감사드려야 합니다. 나아가 희생함으로, 헌신함으로, 나눔이 필요한 자의 입장에서, 주님의 사랑을 실천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그러한 삶을 살아가길 소망합니다.
박진만 청송 진보제일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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