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나라(마태복음 13장 31∼32절) 2018.4.7
겨자꽃은 2월 중순부터 4월에 이르기까지 이스라엘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갈릴리 지역의 겨자는 온 산지와 평지 등 도처에 흩어져 피는 다년생 풀이며 흔하디흔한 들풀입니다. 그런데 본문 31절을 보면 “천국은 마치 사람이 자기 밭에 갖다 심은 겨자씨 한 알 같으니”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예수님 시대의 어느 누구도 겨자를 얻기 위해 자기 밭을 갈거나 파종, 재배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누구든지 겨자를 얻고 싶다면 밖에 나가 훑어서 따기만 하면 됐습니다.
당시의 모습에서 만약 어떤 사람이 자기의 밭을 깨끗하게 하고 거기에 겨자씨 한 알을 갖다 심는다고 한다면 그는 분명 주위 사람들에게 조롱거리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이것을 ‘하나님의 나라’라고 말씀하십니다. 겨자씨는 이해될 수 없는 상황 가운데 그 밭에 심긴 것입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겨자가 다 자라면 대략 1.8∼2m 정도의 크기가 됩니다. 그리고 겨자는 군집식물입니다. 성경에 등장하는 밭주인은 겨자씨를 자기 밭에 갖다 심었다고 했고 그 심은 한 알이 크게 자라서 거기에 새가 깃들이는 것을 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겨자가 한 그루만 있어서는 새가 깃들일 수 없습니다.
여기서 다시 한번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천국에 대한 비유의 아이러니를 발견하게 됩니다. 가능성이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잘되지 않을 것을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대한다는 것입니다. 사람의 생각으로는 전혀 이해되지 않는 행동을 하고, 또 이해되지도 않는 결과를 기대하시는 분, 바로 그분이 우리를 하나님 나라에 심어 놓으신 분이시며, 우리에게서 무엇인가를 기대하는 하나님이시라는 것입니다.
“자기의 재물을 의지하고 부유함을 자랑하는 자는 아무도 자기의 형제를 구원하지 못하며 그를 위한 속전을 하나님께 바치지도 못할 것은 그들의 생명을 속량하는 값이 너무 엄청나서 영원히 마련하지 못할 것임이니라.(시 49:6∼8)”
오늘날 사람들은 이해타산에 탁월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사람들은 손해를 보는 장사를 하지 않습니다. 지난 1월 경남 밀양의 한 병원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40여명이 사망했습니다. 사망자 대부분은 치료 중인 고령의 노인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으로 사람들 사이에 회자됐던 충격적인 말은 “노인 입원환자들이 잘 죽었다”는 것입니다. 이들에게 지급되는 보험금 때문이었습니다. 이처럼 사람의 죽음조차도 이해타산을 따지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바라보실 때 “너는 천하보다 귀한 존재란다”라고 말씀하시는데 이 세상은 사람의 목숨 값을 따지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날 교회는 생명과 다음세대를 위해 얼마나 투자하고 있나요. 지금 뚜렷이 나타나 보이는 현상에만 치우쳐서 아직 보이지도 성공할 확률도 없는 차세대에게 얼마나 기대를 하고 있나요. 사람을 많이 모아야 실력 있는 목사고 성공한 목회라고 자화자찬하고 있지는 않은가요.
하나님께서는 한 영혼의 값을 이 세상의 돈으로는 살 수 없어 자신의 아들을 내어 주면서 우리를 사신 분입니다. 무조건적인 하나님의 사랑으로 말미암습니다. 아무런 가치 없는 우리를 하나님 나라에 심어 주셨습니다. 우리 면면을 볼 때 아무런 능력이 없고, 성공할 확률도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를 향한 기대를 허물지 않습니다.
그의 은혜와 사랑으로 우리를 바라보시며 오늘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자라서 나무가 되고 공중의 새들이 찾아와 그 가지에 깃들이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내게 베풀어 주신 하나님의 은혜로만 가능합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나라가 우리를 통해 곳곳마다 넘쳐나시기를 기대합니다.
조성민 목사(밀양귀명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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