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양식/오늘의 설교

부르심(이사야 43장 1절)

구원의 계획 2018. 5. 1. 00:18

부르심(이사야 431) 2018.5.1

 

세례 사건 이후 예수님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신이 누구인지 명확히 선포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나는 생명의 떡이다”(6:35) “나는 세상의 빛이다”(8:12) “나는 양의 문이다”(10:7, 9) “나는 참 포도나무다”(15:1) 등과 같이 분명히 자신에 대해 선언했습니다. 자기 정체성에 대한 명확한 인식은 공생애 동안 흔들림 없이 사명을 이루는 바탕이 됐습니다.

 

정체성에 대한 증언을 면밀히 살펴보면, 예수님은 아버지께서 하늘로부터 주시는 참 떡(36:32)이고, 아버지께로 가는 길(14:6)이며, 농부인 아버지의 포도나무(15:1)입니다.

 

이처럼 예수님의 정체성은 성부 하나님의 아들이며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데서 시작됩니다.

 

더 나아가 예수님의 자기 선언은 성부와의 관계만이 아니라 그를 따르는 이들과의 관계도 포함합니다. 떡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것(6:33)이고, 빛으로 인해 예수님을 따르는 이가 어둠에 다니지 아니하고 생명의 빛을 얻게 되며(8:12), 양의 문을 통해 구원을 얻게 됩니다(10:9). 가지가 포도나무에 거함으로 열매를 맺게 되는 것(15:5)도 같은 이치입니다.

 

심리학자들은 자기 자신의 가치에 대한 인식은 관계 맺고 있는 다른 사람들의 반응 속에 나타나는 자아(reflected-self)의 모습에 의존한다고 주장합니다. 즉 보통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이 인식하는 자신의 모습을 통해 정체성을 규정해 나간다는 것입니다. 믿음을 가진 우리는 어떻습니까. 단순히 주변 사람들이 인식하는 모습뿐만 아니라 우리의 주인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바라보시는 우리의 모습이 진짜 정체성 아닐까요.

 

오늘 본문 이사야 431절은 우리에게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정체성을 발견할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먼저 하나님은 우리를 창조하셨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으로 지어졌고 존귀한 존재로 세워졌습니다. 우리는 하나님 형상대로 지어진 가치 있는 존재입니다. 비록 지금 모습이 구겨져 있고 찌그러져 있는 것같이 느껴질지라도 전지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창조하셨으니 가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또한 하나님은 우리를 구속하셨습니다. 우리는 하나님께 용서받고 구원 얻은 자입니다. 본문에서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향해 내가 너를 구속하였다고 확정하셨습니다. 우리는 죄와 허물에 사로잡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온전히 구속받은 자로서 타인을 향한 원한과 분노 대신 용서하는 자리까지 나아갈 수 있습니다. 구속된 우리는 더 이상 죄를 붙잡지 않고 흘러가게 하는 삶의 정체성을 갖게 됩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부르신 분입니다. 우리는 부르심 받은 존재로서의 정체성을 지킬 때 가치 있게 살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종합하면 우리는 하나님의 소유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하나님의 소유가 됐다는 의미는 세상의 어떤 존재도 하나님 대신 나의 존재에 대해 무엇인가를 주장할 수 없으며, 어떤 상황이 닥쳐와도 나를 흔들어 놓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나님께 지음 받고 구속받은 자는 그 은혜에 감격하여 감사와 기쁨으로 부르심의 자리로 나아갑니다. 이것이 바로 복음이고 또한 복음의 능력입니다.

 

최근 부흥하고 있는 북미의 선교적 교회들은 복음에 기반을 두고, 교인들이 철저한 정체성을 갖도록 교육합니다. 이는 일상에서 복음에 합당한 삶을 살아가도록 돕고 지역사회에 꼭 필요한 공동체가 되고자 노력하게 만들어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이들은 단순히 좋은 교인, 좋은 교회가 되는 것을 넘어섭니다. 하나님께서 규정해 주신 명확한 정체성을 갖고 부르심의 자리까지 나아갑시다. 일상 가운데 타인에게 일용할 떡이 되고, 길이 되어주며, 열매 맺는 삶이야말로 주님의 부르심에 합당한 삶이 아닐까요.

 

계재광 목사(한남대 기독교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