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을 찾아서(누가복음 15장 1∼7절) 2018.5.24
지난달 아프리카 모잠비크 앙고니아 지역을 방문했습니다. 인천공항에서 40시간이나 걸려 도착한 현지의 외딴 마을에서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12세 소년 아모스입니다. 다리가 아파서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와 7세 된 여동생과 함께 지내고 있었습니다.
열악한 환경에도 아모스는 공부를 열심히 합니다. 방과 후에는 이웃집 허드렛일도 도와주면서 세 식구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입니다. 이 세상엔 아모스처럼 살아가는 이들이 많습니다. 어떻게 하면 아모스와 같은 아이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요.
‘체인지 더 월드(Change the world·세상을 변화시키자)’는 월드비전의 캠페인 구호입니다. 멋진 구호이지만 거창하고 막연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모스와의 만남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는 첫걸음은 한 사람의 변화에 있으며, 잃어버린 한 사람을 찾아 나서는 마음이야말로 우리 주님께서 몸소 보여 주신 삶과 신앙의 길임을 깨닫게 됐습니다.
이 시대와 세상을 향한 주님의 마음은 어디에 있을까요. 누가복음 15장 말씀 속에서 주님의 마음과 시선은 오직 ‘잃어버린 양’ ‘드라크마’ ‘아들’에게 집중돼 있습니다. 점점 더 중요한 가치를 향해 주님은 잃어버린 것들을 찾아다니시는 목자요, 부지런한 주부요, 사랑의 아버지이십니다.
오늘 본문 속에서 참 목자이신 주님은 100마리의 양 가운데 잃어버린 한 마리의 양이 있음을 아십니다. 양을 무리로 보지 않고 하나씩 그 생김새와 성품, 특징, 나아가 그 형편과 사정을 파악하고 계신다는 뜻입니다. 인격적인 관계 속에 있었다는 뜻입니다. 목회자와 지도자의 눈에도 잃어버린 양이 보여야 합니다. 그들의 마음에 잃은 양에 대한 간절함이 있어야 합니다.
하나를 잃어버린 사실을 알고 주님은 어떻게 하십니까. 아흔아홉 마리를 들에 두고 잃어버린 한 마리를 찾으십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항상 숫자나 크기의 논리와 효율성의 함정에 빠지기 쉽습니다. 99를 놔두고 1을 찾아 나서는 것은 어리석고 미련한 행동처럼 보입니다.
영혼을 숫자로 보고, 사람의 가치를 통계로 전락시키는 세속성이 교회에도 깊이 침투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이나 들에 있는 아흔아홉 마리 양이나 모두 소중한 가치를 지닌 한 인격, 한 존재로 여기십니다.
잃은 양을 찾으시는 과정에 주목해 봅시다. ‘찾아내기까지’라는 표현이 눈길을 끕니다. 목자 되신 주님의 사랑은 낭만적인 감정이 아닙니다. 일시적인 충동이 아닙니다. 사랑에는 반드시 의지가 수반돼야 합니다. 지속적이고 일관된 마음으로 책임지고 돌보고 살피고 찾아내는 수고와 헌신이 필요합니다.
목자 되신 주님의 사랑은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아내기까지 찾아나서는 사랑입니다. 또한 찾아낸 뒤 너무나도 기뻐 어깨에 둘러매고 돌아오십니다. 돌아와서는 벗과 이웃을 초청해 큰 잔치를 벌입니다. “나와 함께 즐기자. 나의 잃은 양을 찾아냈노라.” 이처럼 죄인 한 사람이 회개하면 하늘에서는 회개할 것 없는 의인 아흔아홉 명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는 것보다 더하리라. 이것이 바로 주님의 마음입니다.
은혜는 어디에 있습니까. 내가 바로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이었음을 깨달을 때 목자의 모든 행동은 이해가 됩니다. 길을 잃고 헤매던 양이 바로 나입니다. 그런 나를 버려두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찾아내신 주님의 사랑 때문에 내가 구원의 은혜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이 마음을 회복하는 것이 목자 되신 주님의 마음에 동참하는 길이자 천국 잔치의 기쁨에 동참하는 길입니다.
한 사람, 아모스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 내내 월드비전의 설립자인 밥 피어스 목사님이 한국전쟁의 참혹한 상황과 전쟁 고아들을 보면서 드렸던 기도가 떠올랐습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찢는 것들로 인하여 제 마음도 찢어지게 하소서.”
박만호 목사(부천 복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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