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양식/오늘의 설교

예수님을 멈추게 한 베드로와 삭개오(요한복음 11장 25∼26절)

구원의 계획 2018. 5. 31. 00:07

예수님을 멈추게 한 베드로와 삭개오(요한복음 112526) 2018.5.31

 

오늘 본문은 예수님이 마리아에게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 이것을 네가 믿느냐고 말씀하신 뒤 죽은 나사로를 살리신 내용입니다.

 

하지만 사건을 목격한 수제자 베드로는 오히려 살아도 죽은 자가 되어버렸습니다. 예수를 믿고 따르는 자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 행동이 오히려 예수님의 앞을 가로막았기 때문입니다.

 

베드로에게는 두 가지 걸림돌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예수님이 죽은 나사로를 살리신 후 십자가를 지기 위해 제자들을 향해 예루살렘으로 가자고 했을 때 예수님 앞을 가로막았습니다. 두 번째는 감람산에서 마지막 기도를 마치신 예수님을 잡기 위해 가룟 유다와 성전 수비대, 로마군병, 그리고 대제사장의 종들이 함께 찾아왔을 때 베드로가 칼을 들고 나섰습니다. 베드로 입장에선 두 사건 모두 예수님의 제자로서 당연히 할 수 있는 의로운 행동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베드로가 생각한 의로운 행동에 대한 예수님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십자가를 지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을 막은 베드로의 첫 번째 행위에 대해 예수님은 사탄이라고 질타했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붙잡으려고 성전 수비대와 함께 온 대제사장의 종 말고의 귀를 자른 베드로의 두 번째 행위에 대해서도 검으로 망할 자라고 꾸짖었습니다.

 

베드로는 자신의 행동을 충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베드로의 행동은 예수님으로부터 질책을 받은 수치스러운 일로 성경에 기록돼 있습니다. 베드로는 이 일을 통해 예수님의 뜻과 다른 모순을 경험했을 것입니다.

 

베드로의 행위는 빌라도 법정에서 예수님을 부정하는 것까지 확대됐습니다. 베드로는 자기 앞을 가로 막은 여종 앞에서 세 번이나 예수님을 모른다고 잡아뗐습니다. 예수님의 수제자 베드로는 스스로가 예수님 제자임을 부정하며 처절하게 무너져 버렸습니다. 성경은 이때 베드로와 예수님의 눈이 마주쳤다고 전합니다.

 

성경에는 베드로뿐 아니라 예수님이 가시던 길을 멈추게 한 또 다른 인물이 등장합니다. 키 작은 삭개오입니다. 군중에 둘러싸여 말씀을 전하시는 예수님께 다가설 수 없던 그는 뽕나무 위에 올라갑니다.

 

그 모습을 본 예수님이 가던 길을 멈춥니다. 예수님은 세리장이면서 부자인 삭개오에게 속히 내려오라고 권면하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삭개오가 죄인이라며 비난하는 이들의 평가를 물리치시고 삭개오의 집에 들어가 친히 친구가 되어주셨습니다. 예수님은 왜 그렇게 하셨을까요.

 

삭개오가 예수님보다 더 높은 위치인 뽕나무에 자리를 잡고 앉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자리는 자신의 높음을 거절하고 예수님 앞에서 낮아지려는 겸손의 자리였습니다. 자신의 잘못을 돌아보는 회개의 자리였습니다. 그는 예수님 앞에서 소유의 절반을 가난한 자들에게 주겠고, 만일 누구의 것을 속여 빼앗은 일이 있으면 네 갑절이나 갚겠다고 말합니다. 삭개오가 올라간 뽕나무 자리는 높았지만 그 자신은 낮아지는 자리였던 것입니다.

 

한국교회를 보면 안타까운 소식이 종종 들립니다. 지도자급 인사 가운데 주님의 뜻이라며 행하는 일과 행위들이 하나님 보시기에 오히려 걸림돌로 확인되는 일이 뉴스에 등장하기도 합니다. 지금 이 시대는 스스로 낮아지고 깊은 회개가 필요한 때입니다.

 

나의 가는 길이 행여 예수님의 길을 가로막는 걸림돌은 아닌지 수시로 되돌아봅시다. 나아가 복음의 생명을 되찾는 부활의 디딤돌을 만들어가는 여러분이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박천응 안산다문화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