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데이트 : 2011.05.30 14: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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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라이프] 독일의 역사학자 레오폴트 폰 랑케는 역사연구에서 객관적 사실에 대한 확인작업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했다. 역사학자는 ‘본디 어떠하였는가’를 늘 질문해야 한다는 랑케는 실증주의 역사학의 시대를 열었다. 국내의 대표적 기독교 싱크탱크인 21C목회연구소 부소장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성지 전문가인 김상목(49) 목사는 성서에 대한 객관적 사실을 실증하는 참된 성지순례를 하라고 강조한다. 그는 침례교신학대를 졸업한 이후 이스라엘 예루살렘 성지연구소(현 예루살렘대학)와 미국 리버티 대학에서 10여 년간 성지를 연구했다. 이스라엘에서는 성경과 지도를 들고 이곳저곳을 누볐다. 성경과 성지 현장을 대조하며 ‘본디 어떠하였는가’를 묻고, 또 물었다. 그것은 성경 현장을 통해서 하나님의 메시지를 발견하고자 하는 몸부림이었다. 김 목사는 요즘도 매년 수차례 목회자, 신학생, 일반 성도들을 이끌고 이스라엘을 비롯해 소아시아 등을 방문한다. 방문하기 전에는 철저히 성지 지도를 보면서 사전 공부를 하도록 한다. 그와 함께 성지를 가는 사람들은 이미 현장 도착 전 머리 속에 성지의 전체 개요가 들어가 있다. 비록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야 하지만 김 목사는 이같은 사전 교육에 철저하다. 유명 기념교회를 ‘점찍듯’ 돌아보는 성지 관광은 그야말로 관광 이상의 것이 되기 어렵다는 것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그에 따르면 제대로 된 성지 관광을 통해서 순례자들은 하나님의 메시지를 읽을 수 있게 된다. 여행을 통해 성경 현장이 왜 그렇게 중요한지를 인식할 수 있다면 성공적인 성지 순례다. “과거 사건이 벌어진 곳에 그저 가본다는 데서 순례가 그치면 안 됩니다. 성경 현장에는 지리와 역사, 문화, 언어, 정치, 종교 등이 모두 응축돼 있습니다. 현장을 방문하며 압축 파일을 하나씩 풀듯 성경을 해석하려는 시도를 해야 합니다. 그래야 하나님의 의도하신 메시지가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는 최근 ‘이스라엘-하나님을 만나는 성경현장 베스트 60 이야기’(21C목회연구소 간)를 펴냈다. ‘성지관광’으로 의미가 퇴색한 한국교회의 성지순례 관행에 대한 안타까움이 그로 하여금 책을 쓰게 했다. 예루살렘은 물론 유대광야와 사해바다, 갈릴리 등 이스라엘의 각 지역에 대한 내용이 지도, 사진과 함께 자세하게 들어 있다. 성지를 연구하는 전문가 뿐 아니라 설교해야 하는 목회자와 신학생, 성지순례를 앞둔 사람들에게 요긴한 책이다. 최근 국민일보사에서 만난 김 목사는 바른 성지 순례를 하기 위해서는 성경 현장에서 진짜와 가짜를 구별해 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에 따르면 이스라엘에는 성경에 기록된 것과 기록되지 않은 것이 공존한다. 순례자들이 반드시 들르는 예루살렘 승천기념교회를 예로 들었다. 교회내에는 예수가 디뎌 구멍이 생겼다는 승천바위가 있다. 해마다 수백만 명의 관광객들은 입장료를 지불하면서 그곳을 찾는다. 하지만 그곳은 아랍인 소유의 상업적 공간에 불과하다. 김 목사는 “승천기념교회가 위치한 감람산 봉우리 어딘가에서 예수님이 하늘로 오르셨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성경은 그곳을 꼭 짚어 어디라고 지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목사는 수많은 기념 교회를 출석도장을 찍듯 돌아다니기 보다는 성경 사건이 일어났던 골짜기와 들판으로 가서 성경과 현장을 비교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상업화 된 기념교회보다 골짜기와 광야로 가라”는 그의 말은 오랜 경험에서 나온 것이기에 설득력이 있었다. 김 목사는 21C목회연구소가 진행하는 BTBL(Back To the Bible Land) 성지답사 프로그램을 책임지고 있다. 수많은 목회자들이 그와 함께 성지를 찾는다. 한번은 은퇴 기념으로 성지를 방문한 한 목회자가 회한의 눈물을 흘리며 김 목사에게 고백했다. “그동안 무수한 설교를 해왔지만 성지를 직접 찾아보니 내가 성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말씀을 전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기가 막혀 눈물만 나옵니다.” 김 목사는 특히 신학생들이 보다 일찍 성지를 방문해 볼 것을 권했다. 평생 말씀을 전해야 하는 그들이 추측과 상상으로 설교를 하지 않기 위해서는 성경에 대한 정확한 고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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