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대정부 단일창구 시급하다.
▲박명수 교수. ⓒ크리스천투데이 DB |
다음으로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기독교가 다종교사회에서 문화종교정책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하는 점이다. 정부의 종교문화정책에 효과적으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지침이 필요하다.
첫째, 한국 기독교를 대변할 수 있는 강력한 연합단체가 필요하다. 현재 한기총이 정부를 상대로 해서 한국교회를 대변하고 있다. 하지만 한기총은 불교 조계종이나, 천주교 주교회의에 비해 재정적·인적 자원이 너무 부족하다. 그러므로 한국교회에는 보다 강력한 연합단체가 필요하다. NCCK와 한기총을 연합해 명실공히 한국교회를 대변할 단체를 만들어야 한다.
아울러 이런 대표기구를 통해 정부와 협상해야 한다. 한국 기독교는 개교회와 개교단은 강하지만, 한국교회 자체는 힘이 없다. 왜냐하면 한국교회 연합기관은 조계종이나 주교회의에 비해 한국교회 전체에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론 기독교는 획일화된 조직이 아니고, 여기서 갖는 장점도 분명하다.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대정부 협상에서의 문제점도 분명하다. 따라서 대안이 필요하다.
둘째, 한국 기독교는 대정부 정책기획단을 만들어야 한다. 한국교회는 지금까지 개교회 전도전략, 개교단 선교전략을 열심히 수립했고, 있는 힘을 다해 이를 추진했다. 이는 한국 기독교의 장점이다. 결국 종교는 민중들에게 뿌리를 두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독교가 소홀히 한 부분이 있다. 그것은 대정부적 차원에서 기독교가 해야 할 일, 그리고 기독교가 원하는 일에 대해 정책을 수립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여기는 한국교회를 잘 아는 목회자, 신학자 뿐만 아니라 한국 정부를 잘 아는 평신도 전문가들이 참여해야 한다. 사실 한국교회는 교육(사립학교법, 교과서 개정), 국방(군목 문제), 복지(기독교 사회사업및 복지 목회), 외교(선교사 신분 보장), 문화관광(종교문화 관광정책), 행안부(공직자 종교편향 문제), 보훈(기독교 인물 중 국가유공자) 등 산적한 문제를 갖고 있다. 이런 문제에 대해 각계 전문가들을 동원해 보다 구체적인 정책을 마련해 정부에 제안해야 한다.
셋째, 한국 기독교는 선거에서 분명한 기독교의 주장을 펼쳐야 한다. 위에서 지적한 대로 불교는 정책기획단을 만들어 불교가 바라는 정책을 각 후보과 대통령 후보들에게 전달했다. 아울러 후보들을 초청해 불교가 원하는 내용을 자신들의 정책으로 받아들이도록 했고, 선거 후에는 인수위와 재삼 확인했다. 하지만 한국 기독교는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누가 참된 지도자인가 라는 리더십 세미나 정도에서 그쳤다. 물론 이것도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사립학교법 개정, 교과서 문제, 재개발지역 개척교회 이전문제 등 개신교의 많은 문제들을 정책화해 후보들의 선거 공약에 반영했어야 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분명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 교회는 정치 기구가 아니다. 따라서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 입장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정당과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 아울러 한국교회는 다종교사회임을 인식해야 한다. 그러므로 한국교회는 자신들의 주장이 대한민국 전체 입장에서 유익한지를 생각해야 하며, 다른 종교에게도 공평한 것인지 살펴야 한다.
넷째, 기독교의 종교문화정책 구체화를 위해서는 각 지역 교회들이 지방자치단체들과 협력해야 한다. 기독교의 장점은 전국 각지에 막강한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단체들은 그 지역 문화 수준을 높이고 관광수입을 올리고자 노력한다. 따라서 각 지역 기독교 단체들은 지역 행정기관이나 의회와 협력해 거기에 맞는 정책을 개발하고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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