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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야, 문화센터야?

구원의 계획 2011. 9. 28. 22:53

 

교회야, 문화센터야?
문화 공간으로 변모하는 교회                               홍정현 명예기자  slo_moh@hanmail.net


 

잔잔한 클래식 음악과 함께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누릴 수 있는 곳. 다양한 문화 강좌를 수강하고, 공연장에서 즐겁게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곳. 이 곳은 여느 까페나 문화센터의 풍경이 아니다. 바로 문화 사역의 비전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최근 우리 주변 교회들의 모습이다.

▲예수소망교회 로비
분당에 위치한 예수소망교회는 먼저 로비와 복도부터 일반 교회와 그 모습을 달리한다. 예술 작품들이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는 복도는 마치 화랑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선사한다. 전면을 통유리로 꾸민 까페와 서점은 교인 뿐 아니라 이웃 주민에게 이미 친숙한 만남의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100평이 넘는 넓은 공간에 위치한 이들 매장은 베이지톤의 세련된 인테리어로 외관상 일반 상점과 비교해 손색이 없을 정도다.

▲예수소망교회 까페
교회로 들어오는 통로에 위치한 까페는, 들어서는 순간 은은한 커피향이 방문객들을 맞는다. 까페는 주부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으며, 정기적인 미술 전시회‧재즈 콘서트 등 다채로운 문화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교회 내에서 운영되며, 자원봉사로 운영되기 때문에 커피 값이 저렴하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예수소망교회 서점(라비블)
한편 기독교 전문 서점인 La Bible(라비블: 불어로 성경이라는 뜻)은 해외원서와 국내서적들을 비롯한 다양한 기독용품들과 함께 음반매장까지 갖추고 있다. 이들 까페와 서점은 가까이에 위치하여 동선 이동이 짧으므로, 둘러보기에도 편리하다.

또한 5층에 위치한 도서관은 기독교 서적과 일반서적, 아동서적, DVD 등을 대여해주는 곳으로, 교인을 비롯한 일반 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이 곳은 지역 주민들이 평일에도 교회 도서관에서 독서를 할 수 있게 함으로써, 지역도서관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예수소망교회 옥상

한편, 교회 옥상은 자연친화적인 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전망이 탁 트인 옥상은 신도들의 휴식 공간이자 지역 주민들의 쉼터로 쾌적하게 꾸며져 있다. 옥상 곳곳을 장식한 유치부 어린이들의 그림은 옥상 전체를 하나의 갤러리로 느껴지게 한다.

▲지구촌 교회 도서관
지구촌 교회 역시 도서관, 서점 등을 운영하며 지역 주민에 다가서고 있는 교회 중 하나다. 지하 1층에 위치한 지혜의 샘터(도서관)는 교인, 타교인, 일반 주민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독서공간이다. 또한 지하 쉼터에는 미술 작품들을 전시함으로써 보다 안락한 분위기의 휴게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한편 실내 주차장은 주일이나 특별 행사가 있을 시에는 무대를 설치하여 행사장, 만남의 광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하 주차장을 단지 자동차들만 출입하는 막힌 공간이 아니라, 여러 용도로 사용가능한 열린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지구촌 교회 지하 쉼터

또한 본당 예배실에서는 교회 내에서 운영되는 연극 극단의 정기 공연 등이 펼쳐지고 있다. 즉, 이러한 일련의 활동은 문화 사역의 매개체가 되는 동시, 교인들과 지역 주민들의 문화활동 증진에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은평구 신사동에 위치한 서북교회는 공연장의 기능을 갖춘 문화센터로서 지역 주민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교실에서는 중국어, 아동영어, 코스메틱 등 다채로운 강좌를 마련하고 있다. 전문 강사를 초빙해 매주 이루어지는 강좌는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또한 매월 둘째, 넷째주 화요일에는 은평구 건강가정지원센터의 주최로 여러 장르의 영화들을 무료 상영하고 있다. 이처럼 서북교회는 교회 공간의 프로그램을 지역 주민과 공유하는 프로그램으로 개발함으로써, 교회를 지역 사회의 다양한 커뮤니티를 수용할 수 있는 교류의 장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서북교회 비전홀
대예배실은 첨단 음향 시설과 영상 시스템을 설치한 공연장으로서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영화 상영을 비롯해 CCM콘서트, 오케스트라 공연 등이 이 곳 공연장에서 펼쳐지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 주민이나 초신자들에게 교회가 친근하고 접근하기 쉬운 장소라는 느낌을 주는 동시에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지난 28일에는, 청년을 위한 전도집회인 ‘어부바 콘서트’가 이 곳 비전홀에서 열리기도 했다. 세미 뮤지컬, 가수 이지훈의 토크쇼 공연 등이 진행되는 동안, 예배홀은 여느 소극장과 다름없는 훌륭한 공연장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비전홀에서 공연 중인 가수 이지훈

이제 교회는 변하고 있다. 지역 사회와의 벽을 허물고, 열린 교회로 나아가기 위해 오늘도 교회는 다각적인 문화적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이처럼 교회가 까페, 도서관, 서점을 운영하고 문화 공연들을 기획하는 것은 지역 사회와 융화를 이루고, 이를 대외적인 선교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를 통해 기독교 문화를 전달하고, 자연스럽게 복음의 영역을 확장하려는 교회의 숨은 노력들을 엿볼 수 있다.

앞으로도 많은 교회가 지역사회의 다양성을 통합할 수 있는 교류의 장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그리고 지역 주민과 함께 하는 아름다운 공간으로 발전해 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