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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돈’이 거래되는 목회자

구원의 계획 2011. 10. 24. 00:06

‘웃돈’이 거래되는 목회자
2011-09-23 14:51

교회연합 기자 epnnews@empal.com


◇언제부터인가 한국교회 목회자 청빙에 '웃돈'이 붙어다니기 시작했다. 교인이 60여명 모이는 한 지방도시에 소재한 교회는 장로도 두어명 있고, 20~30여명의 집사도 있어 그런대로 자립 체제를 갖추고 있는 교회인데, 후임 목회자를 청빙하면서 1억5천만원의 건축헌금을 요구했다. 자기네 교회에 부임하려면 그만한 돈을 내어놓으라는 것이다. 마치 대학 교수 자리를 얻으려면 이사회에 미리 웃돈을 내어야 채용되는 것처럼 이젠 목회자도 교회측이 요구하는 돈을 내야 목회지 하나라도 차지할 형편이다.


◇이런 행태는 90년대 이후 개척교회 시대에 관행처럼 뿌리 내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개인 돈을 투자해 개척교회를 하다가 그 교회를 다른 목사에게 넘기고자 할 때 간혹 투자금 외에 상당액의 권리금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기성 교회에서조차 부임하는 목사에게 웃돈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두말할 것없이 거룩하고 영광스러운 하나님의 교회에 있어서는 안될 타락 현상이다.


◇교인이 2천여명 모이는 서울의 한 교회는 꽤많은 액수의 퇴직금과 은퇴위로금을 받고 은퇴한 원로목사가 후임목사에게 상당액의 권리금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후임 목사가 그의 기대에 못미치는 액수를 내어놓자 원로목사가 노골적으로 후임목사 반대운동을 벌이는 바람에 교회가 한동안 혼란에 빠졌다. 이런 경우 십중팔구는 교회가 갈라진다. 그래도 그 교회는 당회와 교인들이 후임목사를 신뢰하고 지지했기 때문에 교회가 흔들리지 않고 나갈 수 있었다. 지금 한국교회에 돈에 눈먼 이런 타락 현상이 예사로 벌어지고 있다.


◇목회자의 소명은 일생을 교회를 위해 바치려는 헌신으로 시작된다. 당연히 교회는 목회자의 생활과 목회활동을 위한 경제적 지원을 책임져야 한다. 그래서 제대로 된 교단은 목사를 청빙하는 교회로부터 그같은 ‘서약서’(서류 양식)를 받는다. 물론 참된 목회자라면 자신이 가진 것을 모두 가난한 이웃에게 나누어 주고 주를 따를 각오가 된 사람이다. 그런데 오로지 주님의 말씀에만 복종하겠다고 나선 목사에게 웃돈을 요구하는 경우는 무엇인가. 이런 요구를 하는 교회의 명분은, ‘교회에 빚이 있는데 그 빚을 갚아달라.’ ‘교회가 건축을 하려는 데 건축헌금을 해달라.’ ‘교회가 교육관을 사는데 돈을 좀 보태라’는 등등.


◇어쩌다가 한국교회에 이런 더러운 짓거리가 관행처럼 번져가고 있는 것인가. 그것은 목회자 세계에 경쟁이 너무 치열한데도 원인이 있겠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교회 구성원들의 물신숭배에 있는 것이다. 그러니 목회자도 ‘돈이 하나님 다음 중요하다’고 하고, 교인들도 ‘돈이 있어야 교인 대접을 받는다’며 교회에서조차도 ‘돈돈’하니, “돈은 일만 악의 뿌리이니 돈을 사랑치 말고 있는 바를 족한 줄로 알라”(히13:5)는 기독교의 돈에 대한 가치관은 어디서도 찾을 곳이 없고, 목사도 장로도 눈앞에는 돈만 얼렁거리는 것이 아닌가. 이런 교회는 세상에 아무리 많이 있어도 가치가 없는 것이다. 세상의 가치관을 따라가는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가 아니기 때문이다.

 

◇교계에서 도덕성을 자랑하는 소위 양심적인 인사들이 옹립해 세운 서울시 곽노현 교육감이 알고보니 돈으로 경쟁 후보를 매수해 단일화에 성공함으로써 교육감에 당선됐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써 그의 지지세력인 진보적 인사들까지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곽씨의 배후에 교계에서 내노라 하는 진보계 목사들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의 양심과는 달리 백년대계를 세워가야 할 교육계의 수장자리도 그들은 돈으로 거래했음이 드러난 것이다.


◇옛말에 ‘유전가사귀(有錢可使鬼)라는 말이 있다. 돈이면 귀신도 마음대로 부릴 수 있다는 뜻이다. 돈이면 안되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물신 숭배에 사로잡힌 인간들의 가치관을 두고 하는 말이다. 우리 사회는 말할 것도 없고, 한국교회마저 돈의 위력 앞에 진실이나 정의나 신심 따위는 맥을 추지 못한 지가 이미 오래이다. 가히 교회도 돈이면 안되는 것이 없는 시대에 이르른 것이다. 돈선거로 한기총이 곤혹을 치루고, 교단 총회의 총회장 선거에 너무 많은 돈이 뿌려진다는 비난이 비등하자, 그래도 올해는 9월 총회를 앞두고 그 더러운 돈냄새가 어느 정도 줄어든 듯하다.


◇막스 베버가 이미 간파한 대로 “비신화화 되고 비인격적 힘으로 바뀐 수많은 고대 신들이 무덤에서 나와 우리의 삶을 지배하려 한다”고 지적한 현대사회 물신(Mammon)이 교회 안에까지 들어와 또아리를 틀기 시작한 것은 근대 자본주의가 시장을 지배하면서 부터이다. 콜럼버스는 “황금은 놀라운 물건이다. 그것을 가진 자는 원하는 모든 사물을 지배할 수 있다. 심지어 황금이 있으면 영혼이 천국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했고, 세익스피어는 “금! 휘황찬란한 황금이여! 이것만 있으면 검은 것도 희게, 추한 것도 아름답게, 악한 것도 착하게, 천한 것도 귀하게, 늙은 것도 젊게, 겁쟁이도 용감하게 만들 수 있구나. 이 놈은 신앙을 만들었다 부수며, 저주받은 자에게 축복을 주며, 문둥병자 앞에서 절하게 한다. 에이, 이 망할 놈의 물건, 인류 공동의 매음부야!”라고 했다. 이들은 하나같이 ‘돈(황금)’에 대한 사람들의 탐욕과 숭배를 비판하고 있다.

 

◇물신 숭배자들은 교인들이 헌금한 그 돈으로 교단장 자리도 사고, 연합기관의 대표 자리도 산다. 그래서 교계에서 내노라 행세하며 다른 동료 위에 군림하여 높은 자리에 앉아 명예심을 충족시킨다. 교회에서 조차 돈이 군림하는 사회는 돈에 노예가 된 사회이다. 상품을 많이 생산하여 큰 시장을 가진 기업가가 자본이 많다는 이유로 시장을 지배하듯이, 교인을 많이 모아 큰 교회를 가진 목회자가 물질(헌금)을 많이 가졌다는 이유로 인정받아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 우상숭배의 사회이다. 그러나 기독교 2천년 역사에서 돈이 넘쳐서 망한 교회는 수도 없이 많아도, 돈이 모자라서 망한 교회는 없다. 지금 한국교회의 일부 목사들은 돈을 잘못 사용하고 있다. 이 황금이 하나님의 교회를 지배하게 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