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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신적인 기도

구원의 계획 2017. 8. 25. 09:28

광신적인 기도

 

훈련된 기도와 상반되는 기도 형태는 흥분에 휩싸인 광신적인 기도이다. 종종 열정이 지나친 소그룹들이 이런 광란의 기도를 하게 되는데, 그들의 경건함은 진실하긴 하지만 일관성이 없다. 이들은 기도란, 속에 있는 것이 있는 대로 넘쳐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자기 머리 속에 떠오르는 모든 생각들을 죄다 쏟아 놓는 것이 기도라는 것이다. 만약 기도가 머리 속을 지나가는 모든 것들을 내어 드리는 것이라면, 그건 정말 합당한 기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하나님께 우리 마음의 가장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모든 것들을 말씀드리지 못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장황하고 산만하며 그칠 줄 모르는 다변의 기도는 정직한 것이 아니라, 이미 잘 만들어서 정형화된 문구들을 실뽑듯 뽑아내는 것이며 여러 세대를 통해 학습되어진 온갖 진부한 표현들을 마구 뿜어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기도를 하는 사람들의 열심과 경건에 대해서 나는 아무런 이의도 없다. 그러나 내가 문제 삼는 것은 이런 식의 믿음의 표현에는 진실성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다. 단조롭게 쏟아져 나오는 말의 홍수, 똑같은 말과 탄성들의 계속되는 반복, 진부한 말에 지나지 않는 방언 비슷한 말들, 사실 이 모든 것들은 자신에게 진정한 기도의 영이 없다는 사실을 위장하는 행위일 뿐이다. 우리는 이렇게 의미 없는 말들을 끝없이 반복하는 기도들이 지금도 하나님께 드려지고 있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것을 어떤 사람들은 견딜 수 없이 지루해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리듬에 점점 열기가 올라가 온 신경을 집중하며 정신이 몽롱한 어떤 상태에 이르기까지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다가 일종의 혼미 상태가 찾아오게 되면 그때부터 달라진다.

 

예수님은 분명히 중언부언을 피하라고 명령하셨는데 기도가 이렇듯 단어의 나열로 이루어져도 괜찮은 것인가? 신자들을 일종의 흥분상태에 빠뜨려 무절제한 감정의 발산만으로 냉철한 판단력을 잃게 해서야 되겠는가? 이성을 저버리고 흥분 상태에 빠져 몸에선 경련이 일어나고 뜻도 모를 탄성들을 발하며 입에서 거품을 흘리며 눈동자가 촛점 없이 굴러가는 그런 신비 체험이 기도인가?

 

반복적인 이야기지만 주님의 진정한 임재는 사람에게 참으로 강력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사실 하나님께 말씀드리는 사람이 된다고 하는 것은, 엄청나게 깊은 부분까지 우리를 흔들어 놓는 일이다. 내가 지금 이야기 하고 있는 상대가 하나님일진대, 몸이 떨리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이 임재는 너무나 강력한 것이어서 나는 내 말과 행동을 통제할 힘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주님과 진정한 관계를 맺고 있을때만 가능한 심리적 단계를 그저 흉내로 얻으려 하거나 주님께서 임재하시는 것 같은 환상을 유도해 내는 여러가지 방법들을 통해 그런 심리 상태에 이르려 하는 것은 하나님을 모독하는 행위이며 명백한 사탄적 행동이다. 물론 우리는 하나님의 일을 흉내낼 수 있고, 주님이 가까이 계실 때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인위적으로 어렵지 않게 복제해 낼 수도 있다. 그러나 거품을 물고 경련을 일으키며 탄성을 지르고 흐린 의식과 광란에 빠지는 것은 진정한 기도와는 전혀 반대되는 것들이다. 한편으로 이런 행위들은 사람들에게 하나님이 임재하고 계시다고 믿게 하기위해 유도되는 것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신이 임하게 만들기 위한 일종의 마술적인 의식이다.

 

내가 ''이라는 단어를 쓴 것은 이런 식의 광신적인 기도는 어떤 종교에서나 다 발견되기 때문이다. 아폴로 신전의 여자 사제는 입에 거품을 물고 경련을 일으키면서 신의 뜻을 계시하였다. 그러므로 이런 흥분과 혼미와 열정의 기도에 독특한 기독교의 특성은 하나도 없다.

 

-자크 엘룰, <기도와 현대인>(두레시대, 윤종석 옮김), 3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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