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양식/오늘의 설교

예수의 마음, 거라사인의 마음(마가복음 5장 1∼20절)

구원의 계획 2017. 11. 30. 00:45

예수의 마음, 거라사인의 마음(마가복음 5120) 2017.11.30

 

갈릴리 동남쪽에 거라사라는 동네가 있었습니다. 이곳의 한 공동묘지에 귀신에게 사로잡힌 사람이 살았습니다. 그는 굉장히 난폭해서 쇠사슬로도 맬 수 없었습니다. 여러 번 고랑과 쇠사슬을 매어도 쇠사슬을 끊고 고랑을 깨뜨려서 아무도 그를 제어할 수 없었습니다. 그는 단순한 정신병자가 아니었습니다. 아무도 제어할 수 없는 어떤 초인적인 능력이 버티고 서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거라사 사람들의 반응은 무관심했습니다. 그 사람에게 해 준 것이라고는 쇠사슬로 묶어서 동네에서 멀리 떨어진 공동묘지에 데려다 놓는 것밖에 없었습니다. 이는 물론 귀신들린 사람이 자해 행위를 하지 않도록 막기도 하겠지만, 그보다 자신들을 보호하려는 목적도 있었습니다. 거라사 사람들이 그를 도운 것은 없었습니다. 사실 도울 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를 만나셨습니다. 거라사 사람들은 이 사람을 싫어했습니다. 두려워했으며 피해 다녔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직접 공동묘지까지 가서 그를 만나 주셨고, 대화하셨고, 완전히 고쳐주셨습니다. 귀신들린 사람은 힘이 굉장하기 때문에 자신을 묶은 쇠사슬은 풀 수 있었지만, 그런 힘의 근본인 귀신을 제어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주님은 그를 흑암의 세력으로부터 완전히 구원해 주셨습니다.

 

귀신들렸던 사람은 옷을 입고 정신이 온전해져서(15) 앉아 있었습니다. 그처럼 날뛰던 사람이 새 사람이 된 것입니다. 거라사 주민들의 반응은 어떠했습니까. 오늘 본문 17절에서는 그들이 예수께 그 지방에서 떠나시기를 간구하더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누가복음에도 거라사인의 땅 근방 모든 백성들이 크게 두려워하여 떠나시기를 구하더라(8:37)’고 말합니다. 거라사인들은 왜 예수님을 떠나 달라고 했을까요. 그들의 재산에 손실이 생겼기 때문에 예수님을 배척했던 것입니다.

 

예수님이 귀신을 쫓는데 사용했던 게 거라사인들이 키우던 돼지였습니다. 무덤 사이에 다니던 귀신들린 사람에게서 빠져 나온 귀신들이 돼지에게로 들어간 것입니다.

 

그런데 무려 2000마리나 되는 돼지떼가 바다로 달려가 몰살했으니 돼지 주인들의 맘이 어떠했겠습니까. 요즘 돈으로 돼지 한 마리 값을 십만 원이라고 가정해봅시다. 2000마리면 2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셈입니다. 귀신들린 사람 한 명 고치는데 돼지 2000마리가 죽었으니까 몇 사람 더 고치면 동네 돼지는 씨가 마를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이런 생각에 이르자 동네 주민들이 주님을 향해 떠나달라고 애원하는 것입니다.

 

유대인들은 돼지를 부정한 짐승이라 여겼습니다. 하지만 그런 부정한 짐승을 치는 부정한 직업을 통해서라도 먹고 사는 일이, 즉 돈이 그들에겐 주님을 섬기는 일보다 더 중요했던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가 돈을 사랑하기 시작하고 돈에 집착하면 인간은 추한 모습을 드러내기 쉽습니다. 지금 이 세상은 이런 가치관이 팽배해 있습니다. 우리 마음속에 예수님보다 돼지를 더 귀하게 여기는 거라사인들의 마음은 없는지 깊이 되새겨볼 때입니다.

 

이찬용 목사(부천 성만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