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이웃의 주거권(빌립보서 2장 5∼11절) 2017.12.21
성탄절이 다가옵니다. ‘그리스도 찬가’(빌 2:5∼11)처 예수님은 원래 하나님의 모습을 지니고 계셨지만 자기의 모든 특권을 버리시고 종의 모습으로,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셨으며 자기를 낮추고 십자가에 달려 죽기까지 아버지 하나님께 순종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 그리스도인은 자신을 비우고 낮추신 예수님을 본받아 아래쪽으로 시선을 돌려야 합니다. 세상의 밑바닥에서 고통 가운데 살아가는 가난한 이웃들을 위해, ‘세상의 소금과 빛’(마 5:13∼16)으로서 그 사명을 감당해야 합니다.
가난한 이웃 가운데에는 세입자 서민들이 있습니다. 1990년 봄 이사철에 폭등한 전월세금을 감당할 수 없어 당장 길거리에 나앉게 된 세입자 17명이 귀중한 생명을 스스로 끊었습니다. 그들 가운데는 아내, 두 자녀와 함께 목숨을 끊은 그리스도인도 있었습니다. 그분의 유서입니다(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실련 출범 1주년 기념자료집, 1990).
“폭등하는 부동산 가격에 내 집 마련의 꿈은 고사하고 매년 오르는 집세도 충당할 수 없는 서민의 비애를 자식들에게만큼은 느끼게 하고 싶지 않다. 집을 비워달라는 얘기를 들은 후부터 고민에 빠져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 성가대에서 찬양을 하는 아내의 모습이 얼마나 성스럽고 아름다운지 모른다. 남들처럼 물질이 넉넉하여 부모님을 내가 모시고 살며 온 가족이 교회에 봉사하며 하나님의 뜻대로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하나님 아버지! 주택문제로 고민하는 가난한 성도들의 기도를 들어주셔서 그들이 희망을 갖고 살 수 있도록 하여 주시옵소서.”
주거권은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주신 천부인권입니다. 이는 하나님이 모든 사람에게 주거권을 보장해 주신 희년(禧年) 주택법에 잘 드러나 있습니다. 희년 주택법은 가난한 사람을 비롯해 모든 사람, 만민의 주거권을 보호합니다(레 25:29∼35).
제가 섬기는 단체는 지난 4년 동안 세입자 서민의 주거권 보호를 위해 전월세금을 폭등시키지 않겠다는 서명운동을 진행해 왔습니다. 3층 건물의 임대인인 한 장로님은 4년 전 이 서명운동에 동참하셨는데, 전월세금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있는 만큼만 받고, 또 전월세금을 올리지 않았습니다. 또 서명운동에 동참한 어느 교회는 보유하고 있는 건물의 세입자를 위해 지난 7년간 전세금을 올리지 않았습니다.
주택을 임대하는 그리스도인과 교회들이 세입자 서민들을 위해 전월세 가격을 올리지 않거나 올리더라도 형편에 맞게 최소로만 올리기를 바랍니다. 국가적으로 전월세 상한제 실시를 위해 선한 여론을 형성해 주기를 바랍니다. 이를 통해 한국교회가 세입자 서민의 이웃이 돼 주길 바랍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얼마나 가난한 사람을 사랑하시는지 세상 사람들이 깨닫게 되길 바랍니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되고 또 교회를 존경하게 되며 나아가 교회로 돌아올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세상의 소금과 빛은 바로 예수님의 비우심과 낮추심을 본받아 아래로 내려가는 그리스도인과 교회입니다.
박창수 목사 (주거권기독연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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