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그릇에 감춰진 보배(사도행전 5장 40∼42절) 2018.3.3
질그릇은 그 크기와 용도가 다양합니다. 밥을 담거나 물을 저장해 놓을 때 쓰입니다. 질그릇은 작은 조각까지도 유용합니다. 토기의 조각을 통해 과거 인류의 생활상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질그릇은 잘 깨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 사기그릇이나 쇠그릇에 비해 많이 쌉니다.
고린도후서 4장 7절에 보면 하나님은 우리를 질그릇에 비유하셨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사도바울이 이 질그릇 안에 보배가 들어있다고 말한 것입니다. 예수님은 바울을 통해 우리가 질그릇이며 우리 안에 예수 그리스도라는 보물이 감춰져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일은 무엇입니까. 깨어지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는 자기 자신이 질그릇임을 깨닫고 깨어져 예수 그리스도라는 보물을 드러낸 이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예수님을 따라다녔던 제자들, 사도들은 스스로가 대단한 존재인 것처럼 여겼지만 정작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사도행전 1장에 보면 사도들이 마가의 다락방에 모여 죄를 자복하고 기도했을 때 성령이 임하셨습니다. 기도함으로 깨어져서 자신의 욕심과 아집에 가려져 있던 예수 그리스도를 드러내게 됐습니다. 사도들은 세상으로 나아가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알렸습니다. 걷지 못하는 이를 일으키는 등 기적을 행하기도 했습니다.
사도들이 예수를 전하고 놀라운 일을 행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바리새인과 사두개인들입니다. 그들은 사도들을 붙잡고 도대체 무슨 권리로 예수를 알리는지, 기적을 베푸는지를 추궁합니다. 그때 베드로는 “우리가 보고 들은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고 하나님이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예수님이 기적을 행하신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합니다.
사도들의 말씀에 힘이 생기면서 수많은 이들이 그 말을 들으려고 몰려들었습니다. 사도들의 인지도가 엄청나게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베드로와 사도들은 그 인기에 심취하지 않았습니다. 계속해서 자만과 욕심을 깨버리고 스스로를 낮추며 겸손하게 예수님을 높였습니다.
그 누구도 담대한 사도들을 대적할 수 없었습니다. 당시의 집권자들은 고심한 끝에 물리적 탄압을 하기로 의견을 모읍니다. 사도들을 불러들여 채찍질하고 예수의 이름으로 말하는 것을 금지했습니다. 이 조치가 과연 효과를 발휘했을까요. “내가 왜 평안한 삶을 버리고 예수를 전하다 이 꼴을 당했을까”라며 사도들이 자조하고 전도하는 것을 멈췄을까요. 아닙니다. 채찍질에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고통을 당하면서도 사도들은 예수의 복음을 전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본문 42절을 보십시오. “그들은 날마다 성전에 있든지 집에 있든지 예수는 그리스도라고 가르치기와 전도하기를 그치지 아니하니라.” 그 힘이 어디에서 나왔을까요. 41절에 이유가 나와 있습니다. “사도들은 그 이름을 위하여 능욕 받는 일에 합당한 자로 여기심을 기뻐하면서 공회 앞을 떠나니라.” 예수의 이름을 전함으로 고난을 당하는 것이 오히려 기쁜 일이라고 여긴 이들을 누가 막을 수 있을까요. 우리는 어떤 상황에 놓여 있어도 예수를 드러내야 합니다. 복음을 전하는 것은 지식이 많거나 돈이 풍족해야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질그릇처럼 본인이 깨어지기만 하면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 순종만 하면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원하는 사람은 권력이 강한 사람이 아닙니다. 질그릇 같은 사람입니다. 고린도후서 4장 7절을 자세히 보십시오. “우리가 이 보배를 질그릇에 가졌으니 이는 심히 큰 능력은 하나님께 있고 우리에게 있지 아니함을 알게 하려 함이라.”
나는 질그릇이며 보배는 질그릇인 내 안에 계시는 주님이십니다. 질그릇인 내가 깨어진 틈을 통해 보배이신 주님의 빛이 더 아름답게 비춰지는 것입니다. 내가 깨어지면 깨어질수록 보배이신 주님의 빛이 더 많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스스로가 질그릇임을, 깨어져야 하는 존재임을 알고 계십니까.
우영수 서울 서교동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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