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대상을 닮는 사람(이사야 6장 8∼13절) 2018.4.11
이사야는 본문에서 환상 중 하늘의 성전에서 보좌에 앉은 하나님을 뵙고 사명을 받습니다. 그의 사명은 일반적으로 선지자들이 받는 것과는 달랐습니다. 그는 ‘이스라엘 백성의 마음을 둔하게 하고 귀가 닫히게 하며 눈이 감기게 하라’는 명령을 받습니다.
이 말씀은 충격적입니다. 하나님께서 어떻게 선지자에게 이런 메시지를 줄 수 있을까요. 이는 이스라엘을 회복케 하겠다는 게 아니라 오히려 멸망하게 하겠다는 말씀입니다. 이 말씀은 이사야를 좌절케 하고 절망에 빠지게 했습니다.
왜 하나님께서 선지자에게 두렵고 무서운 심판의 메시지를 전하라고 하는가를 알기 위해서는 ‘듣기는 들어도 깨닫지 못하며 보기는 보아도 알지 못한다(9절)’는 말씀을 봐야 합니다. 또 이와 연관된 성경의 다른 말씀을 살펴봐야 합니다.
먼저 볼 말씀은 신명기 29장 4절입니다. 여기서 모세는 “그러나 깨닫는 마음과 보는 눈과 듣는 귀는 오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주지 아니하셨느니라”고 말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 기적을 깨달을 수 있는 마음과 보는 눈, 듣는 귀가 없었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그들이 광야에서 송아지 우상을 숭배했기 때문입니다(고전 10:7).
이런 관점은 시편에서도 동일하게 여러 번 등장합니다. “우상들을 만드는 자들과 그것을 의지하는 자들이 다 그와 같으리로다.(시 115:8)” “그것을 만든 자와 그것을 의지하는 자가 다 그것과 같으리로다.(시 135:18)”
당시 이스라엘의 가장 큰 죄 역시 우상숭배였습니다. 이사야 2장 8절에서도, 42장 17절에서도 하나님은 우상을 숭배하는 그들을 심판하실 것이라고 말합니다. 또 우상숭배에 빠진 백성들을 두고 ‘우상을 만드는 자들은 다 허망하여(사 44:9)’ ‘마음이 어두워져서 깨닫지 못하는(사 44:18)’ 상태라고 말씀합니다. 우상을 숭배하던 그들이 우상처럼 돼버렸다는 말씀입니다. 즉 본문 9절은 하나님께서 우상을 숭배하는 이스라엘 백성을 그들이 섬긴 우상과 같게 하겠다는 심판의 말씀인 셈입니다.
이 말씀은 중요한 진리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섬기면 하나님을 닮게 되지만 우상을 섬기면 우상같이 된다’는 것입니다. 우상에도 신체 감각기관이 달렸지만 실제로 기능할 수 없는 것처럼, 우상을 섬기는 사람도 감각이 마비돼 하나님을 자각하지 못하게 됩니다.
지금 우리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물론 명시적으로 우상을 섬기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 시대 우리에게 우상은 다른 의미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예수님 당시의 경건한 유대인들, 바리새인들이 또 다른 의미에서의 우상 숭배자였던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들에게는 조상의 전통이 우상이었고, 돈 역시 우상이었습니다(마 15:1∼5, 눅 16:14).
지금 우리가 조심해야 할 우상숭배의 위험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 시대를 풍미하고 있는 각종 철학과 사조, 배금만능주의가 바로 그것입니다. 어린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이런 세태에 길들여져 있는 모습입니다. 그런 가운데 우리 믿는 자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뒷전에 놓는다면 우리 역시 우상숭배자와 다를 바 없게 됩니다.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이전 세대보다 훨씬 더 많은 우상숭배에 노출되고 있습니다. 만일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고 말씀대로 하나님의 형상을 닮아가는 사람이 되기보다 세상 학문과 사상을 추종하고 돈을 사랑한다면 우리 역시 우상처럼 함께 망할 것입니다.
성도 여러분, 우리는 우리가 경배하는 것을 닮아간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가 닮아가는 것은 마음으로 담고 사모하고 경배하는 대상입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과 우상을 닮아가는 사람은 명백히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이 지금 누구를 닮아가고 있는지 진지하게 살펴보는 성도가 되길 바랍니다.
홍인택 목사(봉천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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