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창세기 8장 13-19절)
2020년, 희망차게 시작했습니다. 새해를 맞아 하나님의 일하심을 기대하며 새로운 계획도 세우고, 목표도 설정하며 힘차게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갑작스레 찾아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모든 것이 중단되었습니다. 의도치 않게 우리의 계획이 무산되고 망가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더 두려운 것은 과연 이 사태 이후에 ‘우리의 삶, 신앙을 다시 회복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든다는 것입니다. 정말 우리는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요.
혹시 구제역이라는 병을 알고 계십니까. 소나 돼지 등 가축에게 전염돼 55%의 강력한 치사율을 보이는 무서운 전염병이라고 합니다. 한 마리라도 감염된 가축이 있으면 반경 3㎞ 내의 모든 가축을 매몰 처분합니다. 만약 전 지역에 창궐하면 모든 가축을 살처분해야 합니다. 그래도 한 곳만은 반드시 지켜낸다고 합니다. 그곳은 바로 충남 천안에 있는 ‘국립축산과학원’입니다. 국립축산과학원은 씨가축을 보존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가축이 폐사되더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이곳은 지켜내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설령 모든 것이 망가지더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곳’만큼은 소중히 지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오늘 본문 말씀은 하나님께서 죄가 가득 찬 인간을 멸하시고 다시 시작하시는 장면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어쩌면 모든 것을 쓸어버리시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당신을 실망시켰던 바로 ‘그 땅’에서 다시 시작하고 계십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에게도 실망한 그 땅이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사랑했기 때문에 망가져 버린 그 땅을 보며 더 크게 절망할 것입니다. 흔들려버린 우리의 가정, 굳건히 지키던 신앙에 찾아온 시험들. 그래서 우리는 그 땅을 벗어나 다른 곳에서의 새로운 시작을 꿈꾸고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를 실망시켰던 바로 그 땅에서 다시 시작하셨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어떻게 그 땅에서 다시 시작하실 수 있었을까요. 오늘 본문 창세기 8장 16절을 보면 하나님께서는 ‘방주’에서 나오라고 말씀하십니다. 방주는 소중한 것을 보존하는 곳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이 방주에 언약을 지킨 노아의 가족들과 그가 창조하신 동물들을 소중히 보존하셨습니다. 저는 이 방주에 보존된 것들이 그 땅을 처음 창조하셨을 때 하나님의 첫 마음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비록 그가 창조한 이 땅은 패역했지만 그 첫 마음만은 보존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결국 그 첫 마음에서 다시 시작하신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도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비록 우리가 사랑했던 그 땅은 망가져 버렸지만, 그 땅에서의 첫 마음을 아직 간직하고 있다면 우리도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혹시 여러분은 그 첫 마음을 간직하고 계십니까. 우리 가정을 처음 시작하던 그 첫 마음을 말입니다. 혹시 기억하고 계십니까. 처음 교회에서 은혜받아 눈물을 흘렸던 그 첫 마음을. 하나님께서 방주에 첫 마음을 보존해 지키셨던 것처럼 우리 그 첫 마음만은 반드시 지켜갑시다. 그리고 코로나19 사태가 지나간 후 그 첫 마음에서부터 다시 시작해 봅시다.
김태훈 한주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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