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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우리교회, 교육관 650억 원에 매입

구원의 계획 2011. 7. 28. 16:45

분당우리교회, 교육관 650억 원에 매입
이찬수 목사, "하나님 앞에 과소비면 혼나겠다"
입력 : 2011년 07월 25일 (월) 14:37:53 [조회수 : 15373] 김은실 ( 기자에게 메일보내기

   
 
 

▲ 이찬수 목사는 교육관 매입에 대해 "하나님 앞에 과소비라면 내가 책임지고 혼나겠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유영

 
 
분당우리교회(이찬수 담임목사)는 1만 명 이상 모이는 교회인데도 교회 건물 없이 고등학교에서 예배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교회다. 2002년 개척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분당구 이매동 송림고등학교 강당에서 예배했다.

그런데 지난 5월, 서현동에 있는 8층 규모의 건물을 교육관 용도로 샀다. 금액은 650억 원.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7월 21일, 분당구 이매동 송림고등학교 건물에 마련된 담임목사 사무실에서 이찬수 목사를 만났다.

뉴스앤조이(뉴) : 이번에 매입한 건물의 용도는 무엇인가.

이찬수 목사(이) : "우리 교회는 7월 10일 기준으로 유아부·유치부·유년부·초등부·소년부 2,082명, 중·고등부 1,055명이 출석하고 있다. 예배 공간은 학교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본당 4층과 지하, 학교 뒤에 임대한 3층짜리 건물, 중학교 교실 등에서 예배한다. 작게 25평부터 넓게는 98평까지의 공간이다. 90평 이상 되는 공간을 사용하는 중·고등부는 2부로 나누어 예배하고, 나머지 주일학교는 3부로 나누어서 예배한다.

주일학교 공간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는 예전부터 나왔다. 아이들이 늘어나면서 교사들은 서서 예배하고, 분반 공부는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주일학교 예배를 하는 본당 4층은 실제로는 5층 높이다. 엘리베이터가 없어 아이들이 오르기가 쉽지 않다. 우리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 때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이 힘들고, 공간이 좁아 짜증이 났던지 교회를 옮기겠다고 한 적도 있다. 교사들은 어른들만 위하고 아이들을 배려하지 않는다고 나를 많이 원망했다. 계속 교인들에게 참아보자고 했다.

그러다가 당회에서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주일학교 공간 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올해 1월, 공동의회에서 교육관을 새로 구하는 데 합의하고 이에 대한 전권을 당회에 주었다. 그때만 해도 임대할 생각이었다. 서른 곳 이상을 알아보았지만 여의치 않았다. 마지막으로 야탑역 근처로 가려고 했는데 계약 바로 전에 무산됐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서현동에 적당한 건물이 있어서 계약했다."

뉴 : 교회 홈페이지 게시판을 보니 교인들이 교육관 활용에 관심이 많다. 주일에만 사용하지 말고 평일에도 개방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들이 눈에 띈다.

이 : "주중에는 교인들이 교육관에서 교제하고 기도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학교 건물을 사용하다 보니 평일에 교인들이 모여 친교를 나눌 장소가 없다. 저녁에 와서 기도하고 싶어도 교문이 잠겨 있어 사용할 수가 없다. '내 교회'라고 찾아갈 곳이 없으니 교인들이 너무 힘들어했다. 교육관을 통해 최소한 교인들이 '내 교회'에서 기도하고 교제할 수 있기를 바란다. 사실 이번에 교육관이 생긴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이제 겨우 숨통이 트이는 정도인데, 교인들의 기대가 너무 커서 걱정이다."

뉴 : 지역사회에 개방할 계획은 없나.

이 : "교육관이 있는 곳은 주변에 사무실이 많다. 현재 교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북 카페를 그곳 1층에도 열어 저렴하게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생각이다. 예식장을 만들어 오륜교회처럼 교인뿐만 아니라 교인이 아닌 사람에게도 대여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 이번에 사들인 교육관은 내부 공사 중이다. 공사가 완료되는 9월부터 주일학교 예배를 이곳에서 할 예정이다. ⓒ뉴스앤조이 유영

 
 

'건물도, 십자가도 없는 분당우리교회'(중앙일보), '교회 건물 대신 이웃 사랑 선택했죠. 학교 강당 빌려 예배하는 이찬수 목사'(연합뉴스) 최근 보도된 이 목사 인터뷰 기사의 제목이다. 이 목사가 의도했건 하지 않았건 분당우리교회는 건물 없는 교회로 사람들에게 각인되었다.

뉴 : 분당우리교회가 건물 없는 교회로 유명해 교육관 매입이 부담됐을 것 같다.

이 : "1% 과장도 하지 않고, 계약 2시간 전까지 갈등했다. 그때 순장반 모임을 하고 있었는데, 너무 답답해서 '지금이라도 여러분이 하지 말라고 하면 하나님 뜻으로 알겠다'고 했다. 건물을 사들이고도 뛸 듯이 기쁘지 않았다. 교인들과 아이들에게 참자고 해야 했었나 후회도 됐다. '이 큰돈을 가지고 장난하는 것도 아닌데 이 결정이 과연 옳은 걸까' 계속 마음에 부담이 있었다. 그러다 어느 날 본당 4층으로 가는 계단을 오르는데 그날따라 숨이 많이 찼다. '꼬맹이들이 이 높이를 오르내렸구나' 안타까웠다. 매입이 비록 나 혼자의 결정은 아니지만, 하나님 앞에 만약 과소비라면 내가 책임지고 혼나겠다. 아이들을 위해서는 이렇게밖에 할 수 없는 게 아닐까.

건물을 산 뒤에 나간 인터뷰 기사에서 건물이 없는 것이 부각됐다. 교육관을 확보했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는데도 기사가 그렇게 나가니까 오해의 소지가 생겼다. 건물 사놓고 아닌 척한 위선자처럼 보일까 걱정됐다. 건물을 사고 이런 일이 생기면서, '하나님이 이 일을 원하지 않는 건가' 싶었다. 교육 공간 매입 자체로 욕먹고 매 맞아야 한다면 피하고 싶지 않다.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우리 교회가 세상을 섬기기 위해 무엇을 더 애써야 할지 지금부터 고민이 된다. 교육관이 생기면서 우리 교회의 책임은 배가 되었기 때문이다. 가장 두려운 것은 우리 교회가 하나님 영광에 누를 끼치는 일이다. 한국교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질책과 비난을 받는데, 우리 교회마저 거기에 보태고 싶지 않다."

   
 
 

▲이 목사는 건축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현재로서는 학교를 떠날 생각이 없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유영

 
 
뉴 : 교육관을 사는 데 650억 원이 들었다. 적지 않은 돈이다. 재정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생각인가.

이 : "금액을 생각하면 나도 잠이 안 온다. 우리가 찾는 규모의 건물은 임대할 수 없었다. 또 워낙 땅값이 비싸 이보다 더 낮은 금액으로 건물을 사는 것은 불가능했다. 건축하지 않고 주일학교 공간을 마련하려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돈 내라고 헌금 주머니를 돌리거나 건축 헌금 작정을 강요하지 않을 것이다. 여윳돈 있는 분들은 주변 눈치 보지 말고 자유롭고 기쁘게 헌금하시고, 형편이 어렵거나 교육관 매입에 동의하지 않는 분들은 하지 않아도 된다. 어떤 경우도 강요하지 않겠다. 교회에서 돈 봉투가 왔다 갔다 하면 부담되니까, 교회에 돈 가지고 올 필요 없이 개인이 원하면 은행으로 입금할 수 있도록 건축 헌금 계좌도 열었다."

분당우리교회가 예배당으로 사용하고 있는 송림고등학교 강당의 정원은 1,200명이다. 교인은 1만 3,000여 명에 이른다. 교육관도 문제지만 예배당을 짓자는 요구가 나올 법했다.

뉴 : 교육관 매입을 시작으로 예배당 건축을 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건축 계획은 없나.

이 : "예배당 문제를 어떤 방향으로 해결해야 할지 알 수 없다. 건축에 대한 결정은 내 권한이 아니다. 교인들이 지혜를 모으고 기도해야 하는 문제다. 다만, 땅을 사서 건축하는 방법은 내가 엄두가 나지 않는다. 건축이 옳으냐 그르냐를 떠나 세상이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거기에 일조할까 두렵다. 학교 운동장 지하에 교회 공간을 건축해서 주중에는 학교, 주일에는 교회가 사용하는 방안도 의논했었다. 그러나 땅이 학교 재단 소유인지라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없고, 남의 땅에 건물을 짓는 자체가 변수가 너무 많아 추진이 어려웠다. 현재로서는 학교를 떠날 생각이 없다. 불편한 점 몇 가지를 제외하면 참 좋은 환경이다."

"다음 세대를 향한 새로운 장이 펼쳐집니다!"

분당우리교회 교육관 홍보 문구다. 하지만 처음 '우리 건물'이 생긴 분당우리교회는 설레는 기대감보다 무거운 책임감에 걱정이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