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양식/오늘의 설교

너희에게 전하노라(누가복음 2장 8∼20절)

구원의 계획 2017. 7. 11. 00:36

너희에게 전하노라(누가복음 2820) 2017.7.11

 

언제부턴가 공공장소에서 플래시 몹공연을 간간이 볼 수 있습니다. 시내와 병원, 광장, 지하철역, 심지어 시장에서 벌어진 깜짝 축하 공연은 매우 감동적입니다. 플래시 몹의 특징은 많은 사람들이 갑작스럽게 나타나 일사분란하게 행동들을 취하고는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일상으로 돌아가 버리는 데 있습니다. 이런 종류의 동영상이 유튜브에 참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은 얼마나 감동이었을까요.

오늘 본문에도 이와 유사한 플래시 몹이 있었습니다. 지금부터 2000년 전, 그것도 도심 지역이 아닌 아주 작은 시골마을에서 일어났습니다. 마리아가 베들레헴으로 왔다가 졸지에 짐승 우리 축사에서 급히 아기를 낳았지요. 같이 있던 약혼자 요셉은 옆에서 출산을 돕느라 정신이 없었을 겁니다.

 

그런데 그날 밤 같은 지역에 일련의 목동들이 밤새 양떼를 지키다가 깜짝 축하공연을 보게 됐습니다. 먼저 깜깜했던 주위가 순식간에 밝아지고 하나님의 영광이 두루 주변을 비췄습니다. 공연의 조명 역할 같습니다. 목동들도 놀라고, 양들도 막 울면서 야단이었을 것입니다.

 

하늘에서 말소리가 들렸습니다(10, 11). 안 그래도 대낮처럼 밝아진 상태인데 목동들은 이 광경에 덜덜 떨고 있었습니다. 그때 한 천사가 등장해 지금 어떤 연주회가 시작되는지 알려줍니다. ‘그리스도 탄생 축하 공연.’ 천사들이 전해준 울트라급 뉴스예언한 말씀대로 진짜 그리스도 구주가 나셨다는 겁니다. 미래형이 아니라 과거형입니다. 또한 생생 뉴스였습니다.

 

13절에 보면 수많은 천사들이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났습니다. 셀 수 없는 천사들이 한꺼번에 나타나 목동들이 보던 하늘에 도열해 있습니다. 그리고 천사들이 모두 함께 합창을 시작합니다. 얼마나 장엄했을까요. 신기한 것은 하늘에서 연주했을 법한 축하공연의 소리가 100데시벨(dB) 이상 됐을 텐데, 목동들 외에는 아무도 듣지 못하고 자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밤이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지만 어느새 연주회는 끝났습니다. 갑작스럽게 모여 찬양한 후 끝나자마자 천사들도 순식간에 그 자리를 떠나갔습니다. 2000년 전 플래시 몹은 단 한 번 찬양 후 끝났습니다. 이 엄청난 하나님 영광의 현현과 천군 천사의 합창이 밤늦은 시간에 일어났지만 누구를 위해, 어떤 의미로 이런 일들이 일어났던 것일까요.

 

천사들은 너희에게 전하노라하고 말씀으로 플래시 몹 대상이 순전히 목동들이었음을 암시합니다. 그 당시의 유대 사회에선 법정에서 목자를 증인으로 세우는 재판은 무효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천사들은 이렇게 증인 자격도 없는 이들에게 찾아오셔서 가장 먼저 복된 소식을 전해주시고 하나님의 VIP 증인으로 세우셨던 것입니다.

 

본문의 주인공은 성자 하나님이신 아기 예수님이셨지만 그 소식을 사람들에게 전해준 목자들 또한 주인공에 버금가는 VIP 대우를 받은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을 하나님 역사의 긴요한 배우로 쓰임 받게 했던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 이 시대 복음이 더 낮은 자를 찾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주님께서 낮고 낮은 모습으로 평범하게 우리 삶의 한복판에 오신 것 자체가 바로 우리의 소망이요 위로입니다.

 

박종호 서울 좋은씨앗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