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의 목격자(요한복음 19장 38∼42절) 2018.3.17
성경에는 요셉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여러 명 나옵니다. 오늘 본문의 요셉을 비롯해 야곱의 아들 요셉(창 37:5), 예수님의 모친 마리아의 남편 요셉(마 1:18∼25), 가룟 유다 대신 사도로 뽑힐 뻔했던 요셉(행 1:23), 사도들에게 바나바로 불린 요셉(행 4:36) 등입니다. 이들과 구분하기 위해 본문에 나타난 요셉은 그의 출신 지명을 따라 아리마대 요셉이라고 부릅니다. 아리마대 요셉의 변화와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의 관계를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아리마대 사람 요셉, 그는 누구입니까. 그는 존귀한 공회원이었습니다. 오늘날에 비유한다면 집권 여당의 중요 당직자 중 한 사람인 격입니다. 지위가 높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경제적으로 재산을 많이 가진 부자이기도 했습니다. 성품은 선하고 의로운 사람이었습니다. 신앙적으로는 하나님 나라를 기다리는 자였습니다.
그는 예수님을 정죄한 공회에 참석했지만 당시 공회의 결의와 행사에는 찬성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공회원들의 살벌한 태도를 목격해야 했습니다. 그는 사실 예수님의 제자였습니다. 하지만 유대인을 두려워해 자신이 제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있었습니다(요 19:38). 당시 유대인 사회에서 높은 지위에 있으면서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자신이 그 사실을 공적으로 드러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유대 종교지도자들의 살기등등한 태도로 볼 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는 예수 그리스도가 돌아가신 직후 빌라도 총독에게 당돌히 들어가 예수님의 시체를 달라고 했습니다. 자신이 누구인지 정체성을 드러낸 것이었습니다. 이는 아리마대 요셉의 태도가 확실히 변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는 유력 인물이었기에 총독 관저를 직접 방문할 수 있었고 예수님의 시체를 요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친히 예수님의 시신을 내려 가져갔습니다.
시신을 수습하는 일은 수하의 사람들을 시켜 처리할 수 있었음에도 직접 골고다로 가서 예수님의 시신을 내렸습니다. 이는 작심하고 예수님 편에 서서 행동하고 있는 것을 보여줍니다. 아리마대 요셉은 세마포로 예수님의 시신을 쌌습니다. 그리고 새로 단장한 무덤에 예수님을 장사 지냈습니다(마 27:60).
무덤은 누구도 장사한 일이 없는 새 무덤이었습니다. 아리마대 요셉 자신의 무덤으로 준비해 놓았던 것이었습니다. 무덤은 천연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바위를 파서 조성한 것이었습니다. 많은 재정과 노력을 들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무덤은 규모가 커서 여러 사람이 들어가 시신이 놓인 자리를 볼 수 있는 정도였습니다(막 16:5, 눅 24:1∼3). 입구를 막았던 돌은 ‘심히 큰 것’이었습니다(막 16:4). 아리마대 요셉의 이런 행동은 당시 대제사장을 비롯해 다른 공회원들에게 자신이 예수님의 추종자임을 나타낸 것입니다.
그는 언제 이렇게 변한 것입니까. 그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께서 죽은 상태로 있을 때 그의 태도가 변한 것입니다. 누가 죽은 자를 위해 자신의 지위와 재산, 안정된 삶의 기반을 포기할 결단을 하겠습니까. 생명의 위협까지 받을 수 있는 결단을 하겠습니까. 바로 십자가 사건 자체가 그의 태도를 바꾸게 한 것이었습니다.
십자가는 요셉의 삶을 온전히 주님께 헌신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사건이었습니다. 십자가 은혜를 깨닫는 자는 더 이상 자신을 위해 살지 않습니다. 주님을 위해 사는 자로 변합니다(고후 5:15).
‘우리 중에 누구든지 자기를 위하여 사는 자가 없고 자기를 위하여 죽는 자도 없도다.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다.’(롬 14:7∼8) 우리도 주님께 온전한 헌신을 드리는 성도가 됩시다.
김병국 목사 (A국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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