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양식/오늘의 설교

부활이 없었다면(고린도전서 15장 13∼20절)

구원의 계획 2018. 3. 31. 09:49

부활이 없었다면(고린도전서 151320) 2018.3.31

 

2000년 전 오늘은 안식일이었습니다. 로마 군인에 의해 사망이 확인된 예수님은 아리마대 요셉의 무덤에 안장됐습니다. 토요일에 예수님의 시신은 무덤에 있었고 토요일 오후 안식일이 끝나는 시간 다음엔 막달라 마리아와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 살로메가 예수님을 위해 향품을 사다 두었습니다.

 

사도 바울은 본문에서 만일 부활이 없으면이라는 가정을 통해 예수님의 부활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만일 죽은 자의 부활이 없으면 그리스도도 다시 살아나지 못하셨으리라. 그리스도께서 만일 다시 살아나지 못하셨으면 우리가 전파하는 것도 헛것이요 또 너희 믿음도 헛것이며.(고전 15:1314)” 사도 바울의 표현같이 부활이 없다면 부활절도, 부활절 예배도, 주일도, 교회도 없을 것입니다.

 

바울은 복음을 전하는 주님의 제자들이 전도하는 모든 것이 헛것이 되었을 것이며 이 편지를 읽는 교우들의 믿음도 헛된 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나아가 부활이 없다면 하나님의 거짓 증인이 된다고 합니다. 부활은 사실(fact)이며 역사적 사실(history)입니다. 과거에 있었던 사실도 기억이 없거나 과거를 증명할 만한 객관적 기록이 없으면 과거는 과거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저는 사진을 좋아합니다. 그 이유는 성경처럼 과거를 기록하는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우연히 오래전의 사진 한 장을 봤습니다. 은퇴 후 남한산성에 머물러 계셨던 한경직 목사님을 만나 기념 촬영을 하며 찍었던 사진이었습니다. 사진을 보며 한 목사님을 다시 기억했습니다.

 

사도 바울은 우리가 바라는 것이 이 세상의 삶뿐이 아니라고 합니다. 부활이 없으면 우리 삶은 이 세상의 삶뿐으로 마치게 됩니다. 많은 사람이 이 세상으로 끝난다고 생각하지만 기독교 신앙은 우리의 부활도 믿게 합니다.

 

우리가 사는 지구에서 가장 소중한 곳은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있는 성묘교회일 것입니다. 이 교회에는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골고다와 예수께서 부활을 기다리신 무덤이 있습니다. 교회는 예수님의 고난을 온몸으로 체험하는 비아 돌로로사(고난의 길)’10(예수님이 옷 벗김을 당한 곳), 11(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신 곳), 12(예수님이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신 곳), 13(예수님의 시신을 놓았던 곳), 14(예수님이 묻히신 무덤이 있던 곳)처소가 있는 중요한 장소입니다. 저는 이 교회를 성묘교회라는 이름보다 예수님 무덤교회라 부르는 것을 좋아합니다. 부활교회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매일 수천명이 방문하는 이 교회 문은 새벽 4시에 열어 오후 7시에 닫습니다. 지난달 24일엔 오후 7시에 닫혔던 성묘교회 문이 이튿날 새벽 열리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거의 닫은 적이 없던 이 교회의 문을 이스라엘 정부의 세금 징수 횡포에 항의하기 위해 닫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228일 새벽 4시에 다시 열렸습니다. 사흘 만이었습니다.

 

마침 저는 당시 현장에 있었습니다. 성지순례에 참여했던 국내의 한 교회 교우들과 함께 있었습니다. 이날은 교우들이 귀국하는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교회 문이 폐쇄됐다는 소식에 안타까워하다가 갑자기 열린 교회에 들어가 십자가 고난과 부활의 현장을 보게 된 것입니다. 아직도 그분들이 감격스러워하던 표정이 생각납니다. 사흘 동안 이곳을 방문했다가 발길을 돌려야 했던 전 세계 교인들이 많았던 것을 생각하면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부활이 없으면 세상 모든 사람 가운데 우리는 가장 불쌍한 사람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헛된 것을 믿고 헛수고를 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사도 바울은 부활이 있었기에 우리는 이 세상 사람들 중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부활절은 미래가 아니라 과거의 확실한 사건을 다시 기억하는 날입니다. 부활의 첫 열매이시기에 우리도 부활할 것을 믿게 하신 주님, 그를 믿는 우리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

 

홍순화 목사(서울 주심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