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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에게 필요한 10가지

구원의 계획 2011. 8. 2. 21:02

목사에게 필요한 10가지

 

한국의 많은 교회가 안팎으로 어렵다. 내부에서 갈등이 있는 것은 물론이고, 외부로부터 끊임없이 비난과 공격(?)을 받고 있다. 그래도 주님이 세운 교회이니 안심해도 되는 것인가? 성도의 한 사람이요 특히 목회자로서 마음 깊은 곳에서 자주 탄식이 나온다. 근간에 자주 발생하는 교회문제를 대할 때마다 가슴이 답답하여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가 많다. 그리고 교회 문제의 중심에는 대개 목사가 있다.

그 동안 한국 교회가 가장 빠른 성장을 한다고 세계에 자랑하고 또 한편 자부심을 느꼈는데, 근간에 이르러 왜 교회 안팎으로 문제가 자주 터지는가?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한국교회가 이른바 "성장제일주의"에 너무 오래 빠져 있다는 것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예배당이 크고 교인 숫자가 많으면 아무도 무시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고정화되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일단 예배당을 크게 지으면 사람은 모이게 된다"는 식의 말이 아직도 회자되는지? 본인이 목회 초기에 자주 듣던 말 주의 하나가 "교회가 성장하면 그만큼 힘이 생긴다"는 것이다.

한국에 한때 "졸부"라는 단어가 많이 나돌았다. 서울의 강남 지역이 개발되면서 그 전에는 농촌과 비슷하던 지역에 고급 아파트가 건설되면서 땅값이 하루 아침에 천정을 모르고 뛰었다. 손바닥만한 땅도 수 억 원에 이르는 지경이 되자, 적지 않은 사람들이 가만히 앉아서 소위 "벼락부자"가 된 것이다. 이마에 구슬땀을 흘리며 적은 소득으로 감사하던 일부 사람들이 갑자기 "졸부"가 되면서 돈을 주체할 줄 몰라 쩔쩔 맸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알뜰하다는 단어를 기억할 사람은 거의 없다. 오히려 흥청망청 돈을 물쓰듯 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에서도 100 만불 이상의 복권에 당첨된 많은 사람들의 뒷 사정을 조사한 결과, 놀랍게도 한 명도 예외없이 다 망하거나 빚더미에 올라앉았다고 한다. 돈을 바르게 다룰 줄 몰랐던 것이다.

한국 교회가 그런 상황이 아닌지 생각해 본다. 많은 믿음의 선배들이 고난과 역경을 뚫고 교회를 반석 위에 세운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정치적 억압과 경제적 쪼들림 가운데 사람들이 소망을 찾아서 교회로 몰린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그리고 하나님은 우리를 긍휼히 여기셔서 교회에 부흥을 주시고 나라가 이만큼 서게 하신 것이다. 그러나 "배부르고 등이 따스하니" 엉뚱한 생각들을 하게 된 것인가?

필자가 어렸을 적에 살던 서울 변두리에 한 청년은 정신박약자였다. 그때 나이가 19 살로 기억되는데, 정신 연령은 약 세 살이었다고 한다. 덩치가 크고 키가 거의 180 센티미터 정도였지만, 어린 아이처럼 흙바닥에 앉아서 흙장난을 하거나 손가락을 빨았다. 지나가는 행인들 앞을 가로막으면서 "아기짓"을 했다. 그의 어머니는 불쌍한 그 외아들을 고치려고 재산을 탕진하다시피 했지만, 아이는 결국 얼마 후에 사망했다. 체격은 날로 커 갔지만 정신 연령이 따라주지 않아 매일 사고를 저지르고 슬픈 나날을 지냈던 것이다.

교회를 생각하면서 목사의 인격을 돌이켜 보게 된다. 힘들고 긴 정상적인 교육 과정과 신학 훈련과 경건 훈련 및 인격 훈련을 받고 다른 사람들을 돌볼 수 있을 준비가 제대로 된 후에 목사가 된 것인지, 아니면 어떤 속성 방법으로 목사가 된 것은 아닌지 돌아본다. 물론 공부를 많이 해야 좋은 목사가 된다고 보증할 수 없다. 그렇지만 몸의 질병을 고치는 의사가 되려고 해도 적어도 6년간의 공부와 수년에 걸친 고된 인턴과 레지던트의 훈련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전문의가 되려면 거기에 더 많은 임상훈련을 해야 한다. 그런데 사람의 영혼을 다루는 목사가 되는 길은 왜 그렇게 쉬운가? 그 중에 가장 섬뜩한 것이 "직통계시"를 받았다는 사람들이다.

여기서 목사의 인격 문제를 깊이 생각하게 된다. 기질은 사람마다 다르고 성품도 다양하다. 어떤 특정한 성격이 특별히 좋다고 말할 수 없다. 불같이 급한 성격이든지 느긋한 성품이든지 모두 성령으로 충만하여 변하면 하나님이 귀하게 쓰실 것이다.

세계적으로 인격의 중요성과 인격 훈련에 관한 연구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인격이 무엇인지 간단하게 정의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여러 자료를 참고해 볼 때 좋은 인격에는 적어도
다음과 같은 열 가지의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1) 신뢰성이다. 그의 말을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2) 존경심이다. 박수를 받거나 인기를 얻는 것과 달리 존경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3) 책임감이다. 함부로 말하고 나중에 그럴 듯한 변명을 자주 말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천박한 인격의 모습이다.

 

4) 공정성이다. 편견과 아집이 없어야 한다.

 

5) 시민성이다. 사회성과 함께 시민의식도 중요하다.

 

6) 정직성이다. 거짓이 많은 세상에서 어렵지만 정직한 거래와 삶을 사는 것이다.

 

7) 용기이다. 꼭 필요한 때에는 하기 힘든 말도 한다.

 

8) 근면성이다. 게으른 사람에게는 핑계가 끝이 없다.

 

9) 배려심이다. 남의 사정을 돌아볼 줄 아는 마음이다.

 

그리고

10) 충성심이다. 무슨 일을 맡든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그리고 좋은 인격을 타고 나는 것보다 개발된다고 믿는다.

그런데 목사들이 조심해야 할 함정도 많다.

그 가운데 몇 가지만 생각해 보자. 순서에 따라 앞의 것이 뒤의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니다.

 

첫째, 교만의 함정이다. 늘 가르치고 지도하는 입장이다 보니 항상 스스로 옳다고 생각한다. 아무도 자신을 교만하다고 생각하지 않겠지만 단체에서 더 높아지고 더 커지고 더 많이 소유하고자 하는 마음이 교만이 아닌가? 어느 전도자의 말대로 목사의 교만은 그의 얼굴과 말과 설교와 태도에 나타난다.

둘째는 욕심의 함정이다. 남보다 더 성장해야 하고, 더 큰 예배당을 지어야 하고, 자신이 더 많이 드러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는 것이 욕심이다. 이웃 교회와 비교하여, 좀 더 크면 자랑하고, 좀 작으면 주눅이 들어 어깨에 힘이 빠지는 경우를 자주 본다. 욕심은 죄를 잉태한다.

셋째는 숨겨진 악습이라는 함정이다. 이것은 목사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거의 모든 사람에게 있을 수 있다. 그것이 공개적으로 드러나면 부끄러운 것이거나, 얽매이기 쉬운 죄가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자주 합리화하고 정당화하지는 않는가?

넷째는 독선의 함정이다. 자기의 주장이 항상 옳다고 확신하기 때문에 양보가 어렵고 타협이 힘들다. 설교 때마다 다른 설교자들을 비판한다. 다른 사람들은 다 틀리고 자기만 옳다는 인상이 짙다. 그러다 보면 다른 이들을 비난하게 되고, 스스로 높이 서서 심판자의 역할을 하게 된다. 사실 우리는 심판자가 아니라 준행자이다.

다섯째는 위선의 함정이다. 자기는 항상 기도하고 항상 금식하고 항상 경건하게 사는 것처럼 남들에게 보이는 것이다. 그것을 말로 하든지 태도로 하든지 그런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경우가 많다. 오른손이 하는 선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가르치지만 정작 자신은 작은 일도 크게 드러내려고 한다. 예수님이 가장 싫어하시던 바리새인의 모습이 우리에게도 있다. 위선도 오래 되면 자연스런 생활이 되는 위험이 있다.

여섯째는 나태 문제이다. 담임목사를 감시할 사람은 없다. 목사는 일주일 내내 먼지와 사람들 속에서 부대끼며 일하는 일반 교인들과 달리 목사는 대개 한 주일 동안 주일 예배와 특별 행사들을 준비한다. 주일 설교 준비가 가장 중요하지만 새벽과 밤 또는 특별 집회를 위해서도 말씀을 준비해야 한다. 그렇지만 목사가 조금 게으름을 폈다고 해서 책망하거나 공격할 사람은 없다. 우리의 감독자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얼마든지 시간을 낭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곱째는 분주함이라는 함정이다. 왜 그렇게 위원회와 모임이 많은지? 수첩에 빼곡하게 약속이 적혀 있어야 대단한 사람으로 착각하는 이들도 있을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충분히 고요한 시간을 내서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연구하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본인도 소위 대형 교회에서 목회할 때에는 한 주간이 거의 정신없이 지나가는 때가 많았다. 그래서 "억지로라도" 매 주간에 하루를 내어서 조용한 곳을 찾아가 하나님과만 조용한 시간을 가졌다.

목회는 결국 우선적으로 하나님과의 관계이며 인간과의 관계이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깊지 못하면 인간 관계도 얕아지기 쉽다. 그리고 우리의 인격은 매일 하나님과의 깊은 만남을 통해서 바람직하게 형성된다고 믿는다. 이 부분이 약하면 대개 겉에 보이는 행위 중심적이 되기 쉽다. 그와 함께 가족과의 관계, 동역자와의 관계, 성도와의 관계 등 목회자들은 다른 어느 직업에 종사하는 이들보다도 더 많은 수고와 노력과 땀이 요구된다.

2010년도에 소천하신 선배 목사님이 내게 해 준 한 말씀이 새삼 기억난다. "박 목사는 덕있는 목사가 되면 좋겠소." 그 말씀이 다시 나에게 명령처럼 들려온다. 어느 날 주님의 심판대 앞에 우리 모두기 설 텐데, 그때 주님이 무얼 물으실까? 우리가 세상에서 얼마나 유명했는지,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지, 얼마나 큰 교회를 목회했는지 또는 얼마나 업적이 많은지를 물으시기보다 혹시 우리가 얼마나 주님을 닮았는지를 확인해 보시지 않을까 생각하여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박광철 목사(미국 죠이휄로쉽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