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서 너도 생명을 살려라(누가복음 10장 33∼37절) 2018.6.9
누가복음 10장의 선한 사마리아인 이야기에는 세 부류의 사람이 나옵니다. 첫째는 강도들입니다. 강도는 사람의 생명보다 소유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류의 인간을 말합니다. 있어서는 안 될 사람입니다.
둘째는 제사장과 레위인입니다. 그들은 강도 만난 사람을 보고도 피해 지나갔습니다. 생명을 해하지 않았지만 살리고자 힘쓰지도 않았습니다. 이들은 있으나마나 한 부류의 인간입니다. 마지막은 사마리아 사람입니다. 그는 강도 만난 사람을 최선을 다해 도와줬습니다. 자신의 소유를 드려 생명을 살렸습니다. 소유보다 생명을 중요하게 생각한 사람이기에 꼭 필요한 사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영생의 길을 묻는 율법 교사와 사람들에게 “가서 너희도 이와 같이 하라”(눅 10:37)고 하셨습니다. 사마리아 사람처럼 위기에 처한 사람을 돕고 죽어가는 생명을 살리라는 것입니다. 진정한 믿음은 생명을 살리는 사랑의 삶으로 우러납니다.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는 사마리아인처럼 세 가지 자세가 필요합니다.
우선 불쌍히 여기는 마음입니다. 강도 만난 사람을 보고 제사장과 레위인은 그냥 갔습니다. 하지만 사마리아인은 불쌍히 여겼습니다.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긍휼’이라고 합니다. 함께 아파한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죄 많은 인간을 긍휼히 여기셨기 때문에 인간의 몸을 입고 오셨고 우리 대신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습니다. 긍휼히 여기는 마음은 예수님의 마음이자 생명을 살리는 사랑의 마음입니다.
둘째는 불편을 감수하는 태도입니다. 사마리아인은 자신이 타고 가던 짐승에서 내려 강도 만난 자에게 다가갔습니다. 갖고 있던 기름과 포도주로 그를 치료했고 그를 짐승에 태워 주막으로 갔습니다. 이 모든 일은 불편한 일입니다. 그냥 가는 것이 편했습니다. 그런데 사마리아인의 그 불편함이 강도 만난 자를 살렸습니다. 어머니가 해산의 불편함을 감수함으로써 한 생명이 탄생합니다. 생명을 살리는 불편함은 거룩한 불편함입니다.
셋째는 지속적으로 돌보는 책임감입니다. 사마리아인은 강도 만난 자를 끝까지 돌봤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책임졌습니다. 시간을 내어 도와주고 자신이 타고 가던 짐승에 태워서 주막까지 데려다 주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그를 치료하는 데 드는 모든 비용도 감당했습니다. 모든 걸 빼앗겨서 되갚을 수 없는 그 사람이 온전한 생명을 얻을 때까지 최선을 다해 도왔습니다.
우리 주변에도 강도 만난 사람처럼 치명적인 고통 속에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은 반드시 외부로부터 도움이 필요합니다. 현실 치료의 창시자 윌리엄 글라서는 고통 가운데 있는 사람에겐 그 사람의 가치를 알아주는 한 사람, 그 사람의 아픔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한 사람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 한 사람을 ‘키 퍼슨(Key person)’이라고 합니다. 사마리아인은 바로 강도 만난 자에게 키 퍼슨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가서 너도 사마리아인처럼 생명을 살리라고 명령하셨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이 시대에 강도 만난 자에게 키 퍼슨이 돼 줘야 합니다. 생명을 살리는 일은 선택이 아니라 명령입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14년째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매일 40여명, 한 해 1만4000여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10∼20대의 사망률 1위가 자살입니다.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자살을 시도한 사람은 이보다 훨씬 더 많습니다. 시도한 사람이 또 시도할 확률은 보통 사람보다 매우 높습니다. 이들은 강도 만난 사람처럼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누군가 이들에게 키 퍼슨이 돼 준다면 살릴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한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고 하셨습니다. 한 생명을 긍휼히 여기셨던 예수님처럼, 강도 만난 사람을 불쌍히 여겼던 사마리아인처럼 우리도 가서 생명을 살리는 한 사람, 키 퍼슨이 돼야 합니다.
임용택 안양감리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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